KT 용병
KT 외국인 선수. 왼쪽부터 로하스, 쿠에바스, 데스파이네. 제공 | KT위즈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선수들을 다시 만나 기뻤다.”(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동료들이 2주 동안 감옥에 갇혀있다 무사히 나와 다행이라더라.”(멜 로하스 주니어) “라커룸에 앞구르기를 하면서 들어갔다.”(윌리엄 쿠에바스)

2주 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한 KT 외국인 선수들의 표정에선 일종의 ‘해방감’마저 느껴졌다. 세 선수는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한국 입국 후 자가격리에 들어간 5개 구단 중 KT 선수들이 가장 먼저 팀 훈련을 시작한터라 많은 관심을 쏠렸다. 이날 야구장엔 세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외출도 하지 못하는 극한의 통제 속에 자가격리를 진행한 5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은 홈트레이닝 이외의 시간엔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지루함을 달래고 있다. 삼성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취미로 배운 기타를 연주하거나 독서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타일러 살라디노는 요가를 하고 넷플릭스를 보며 답답함을 날렸다. 키움 새 식구 테일러 모터는 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타팀 선수들 영상을 보면서 전력 분석을 하기도 했다. 식사의 경우 직접 요리를 하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배달 앱을 통해 해결하는 선수도 있다. 게임은 기본이다.

KT 외국인 선수들의 격리 생활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드라마를 보고 게임을 했다. 요리를 직접 해서 먹기도 했다”고 말했고, 로하스는 “야구, 농구, 레이싱 등 다양한 분야의 게임을 했다. 운동 외에 게임이 시간을 보내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또 삼겹살과 라면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도 “게임과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밖을 전혀 나갈 수 없는게 가장 답답했기에 야구장에 출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세 선수의 얼굴엔 미소가 어렸다. 이강철 감독은 “야구장에 오니까 시끌시끌하더라. 외국인 선수들이 온 게 실감났다”면서 웃었다. 쿠에바스는 야구장 출근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가격리 기간 집은 다른 형태의 감옥과 같았다. 지금은 너무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했고, 로하스는 “야구장에 오니 동료들이 먼저 장난을 걸어주면서 반겨줬다”면서 동료들의 반응을 설명했다. 특히 KT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 쿠에바스는 라커룸에 들어갈 때 앞구르기를 하며 격한 ‘자체 환영식’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2주 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해 컨디션은 떨어져 있지만 올시즌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는 충만했다. 새 식구 데스파이네는 “격리 기간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시청했다.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내 능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하스는 “짧은 시간 내 몸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고, 쿠에바스 역시 “지난 시즌 막판 좋았던 모습으로 새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