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CNBC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리그를 중단한 각 프로스포츠 단체 대표와 화상회의를 가졌다. 5일(한국시간)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농구(NBA), 미국 메이저리그(MLB),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커미셔너 등 프로스포츠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화상 회의를 열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NBA와 NHL이 리그를 중단했다. MLB는 5월 이후로 시즌 개막이 연기됐다. 또한 프로골프도 연기된 상태다. 매년 4월에 개최하는 남자 메이저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연기됐고, 여자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여자오픈도 6월에서 12월로 미뤄졌다. 트럼프는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여러 프로스포츠가 8월엔 재개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으며 NHL은 정상적인 시즌개막인 9월에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 대통령이 프로 스포츠 수장들과 회의를 가진 이유는, 해당 스포츠가 사람들의 생활 저변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그렇다. 스포츠엔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점을 잘 알기에 그렇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천문학적인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이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스포츠는 바로미터가 된다.

코로나19는 국가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피해를 주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국내의 프로, 아마 스포츠도 타격을 받으며 모두 멈춘 상태다. 그런데 현 비상 상황에서 정부당국이 내놓는 지원책에 체육분야는 소외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4·15총선에서도 체육 관련 공약은 구색맞추기 수준이다.

물론 스포츠 보다 시급을 다투는 분야는 많다. 국민생계와 직결되는 부분이 당연히 최우선이다. 그런데 스포츠계는 평소 느끼던 소외감을 이번에도 경험하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정치권에선 서로 불러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스포츠는 후순위로 외면되고 있다. 이해는 가지만 씁쓸함도 생긴다. 스포츠가 역경을 이겨내는 희망이며, 공정성의 상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무색하기만 하다.

또한 코로나19로 학교가 온라인 개막을 시작하는 상황에서도, 체육에 대한 부분은 미비하다. 운동을 통해 두뇌활동이 활성화된다는 건 이젠 기초적인 상식이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는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일반화된 상식이다. 그 중요성과 달리 체육은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그런지, 미 대통령이 각 스포츠 수장과 회의를 가지는 모습에서 미국과 한국에서 스포츠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가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사상 초유의 펜데믹에서 방역 선진국이라는 점을 전세계에 알렸다. 모든 나라가 “한국처럼”을 외치며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그런데 방역 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서도 롤모델이 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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