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청백전, 청팀의 3-1 승리
자체 청백전을 치르고 있는 두산 선수단.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프로야구도 뚫리나?’

벌써 세 번째 훈련 중단이다. 두산이 또 다시 살얼음판 위에 섰다. 언제 어느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두산에서 코로나 감염 의심 선수가 나왔다. 7일로 예정됐던 팀간 교류전 시작을 2주 연기하며 상황을 주시하던 KBO와 각 구단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는 오후 12시 20분부터 두산의 자체 훈련이 예정됐었으나, 이날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단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낀 선수가 이날 오전 폐렴 진단을 받은 것이 이유였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단 내 폐렴 환자 발생으로 인해 훈련이 긴급 취소됐다. 선수 중 한 명이 폐렴 소견을 받았고, 훈련 취소와 함께 1군 선수단 전체의 자택 대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선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검진 결과는 2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라 두산도 KBO의 대응 메뉴얼에 따라 당일 훈련 및 2일 오전 훈련을 전면 취소했다.

다행히 발열이나 기침, 객담(가래) 등 이상 증상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건강한 운동선수가 병원에서 폐렴 소견 판정을 받았으니 코로나 감염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미열이나 확진자 접촉 의심에 의한 격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두산 관계자는 “해당선수가 처음엔 옆구리 통증을 지난해 복사근 부상을 입었던 선수처럼 근육 손상 비슷한 경우로 생각했다고 한다. 병원에서 CT 및 MRI 촬영 결과 폐렴의심 판정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 과연 올 시즌엔...?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두산을 덮친 세 번째 악재다. 지난달 16일 대만 전지훈련 뒤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키움 2군 선수가 발열 증세를 보여 훈련을 긴급 중단했고, 선수들에게 자택 대기 조치를 내렸다. 키움 선수가 음성 판정을 받아 한숨 돌렸지만, 8일 뒤인 24일에도 두산 선수 가족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두 번째 훈련 취소가 결정됐다. 8일 간격으로 세 번째 비상경보가 발동돼 선수단 분위기도 가라 앉았다. 두산 관계자는 “훈련 중단이 벌써 세 번째다. 그래서인지 선수들도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며 “분위기가 좋진 않지만, 우선 해당 선수의 완쾌를 다들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두산 내야수 허경민도 “아쉽긴 하지만 선수단 안전이 첫 번째”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늦어도 어린이날 개막을 기대했던 KBO도 고민이 깊어졌다. KBO는 지난 실행위에서 오는 21일을 기점으로 팀 간 교류전을 치른 후 5월 정규시즌 개막을 희망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안전하다’는 쪽으로 바뀌면 어린이날, 늦어도 5월 7일경 개막한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이 때 개막을 해야 144경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두산 선수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 KBO가 써내려가던 시나리오를 완전히 파기해야 할 수도 있다. 선수단 내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10개구단이 모두 셧다운 돼 2주간 훈련이 중단된다. 2주 훈련 중단은 사실상 몸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해 최소 3주간 시간이 더 필요하다. 리그 축소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KBO리그에선 미국 일본과는 달리 아직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감염의심 사례로 인해 매뉴얼에 따라 훈련은 수차례 중단됐다. 비상경계와 해제가 반복되면서 피로감은 높아지고 있다. 폐렴 증세를 보인 두산 선수의 검진 결과에 10개 구단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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