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프리미어 12 결승전, 도쿄돔에 여전한 욱일기...
일본 야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야구팬 중 일부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뒤 욱일기를 꺼내들고있다. 2019.11.17.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도쿄올림픽(2021년 7/23~8/8)과 패럴림픽(2021년 8/24~9/5)의 내년 개최가 확정됐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경기장 반입 물품, 금지행위, 준수행위에 대해 밝혔다. 반입금지 물품 22항목, 금지행위 32항목, 준수행위 7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경기장 반입금지 물품에 ‘욱일기’는 여전히 빠져 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국가의 국기, 깃발, 배너, 현수막은 금지물품에 포함됐다. 욱일기는 제외다.

일본 조직위는 욱일기에 대해 ‘일본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심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적 이유는 없다”는 설명으로 반입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욱일기는 제국주의 침략 전생시 일본군이 사용하던 군기다. 그러나 패망 이후에도 자위대가 사용하고 있을 만큼 통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2

일본의 처사는 2차 대전후 독일이 나치의 인종청소 만행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금지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독일은 ‘반나치법’으로 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깃발, 배지, 유니폼 등을 전면 금지했다.

일본은 독일과 반대의 길을 걸으며 손가락질 받고 있다. 독일과 달리 침략전쟁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 상징인 욱일기의 실상도 왜곡하고 있다. 전쟁범죄의 깃발이었다는 과거를 외면하고 있다. 당연히 자국내 역사교육에서도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다수의 일본인이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를 동일선상에 놓지 않는건, 결국 무지의 소치다. 도쿄 패럴림픽의 메달디자인을 욱일기 모양으로 뻔뻔하게 새긴 것 역시, 전범기 아래 수많은 아시아 사람들이 피흘렸다는 사실에 눈 감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헌장 제50조 2항은‘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스포츠는 중립적이며 정치, 종교 등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힌바 있다.

1

그러나 IOC는 막대한 자금줄인 일본의 전범기 사용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욱일기를 통해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경험으로 고통받았던 국가와 국민들이, 다시 또 과거의 아픔에 시달린다는 현실을 모른 척 하고 있다. IOC는 선수들의 정치적 행위는 금지하면서도 스스로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축제다. 그러나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욱일기는 과거 전쟁의 도구였다는 점이 다시 공론화될 것이다. 전세계가 모이는 올림픽에서 욱일기는 자랑스런 깃발이 아닌 부끄러운 역사의 상징일 수밖에 없다.

일본이 계속 욱일기를 고집한다면, 씻겨지지 않는 침략의 과거와 그에 따른 치부를 자신만 눈 감은채 드러내는 꼴이다.

일본의 눈을 뜨게 하고, 압박하기 위해선 전쟁터가 되었던 한국과 중국, 그리고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간 강력한 공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본내 통렬한 반성이 요구된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