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민호 \'거침없이 하이킥\'
LG 이민호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 5회초 역투하고 있다.2020. 3. 22.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말 재미있었요. 김현수 선배 팬인데 선배랑 상대해서 맞으니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기했어요.”

LG 1차 지명 신인 이민호(19)가 꿈에 그리던 잠실 마운드에서 자신의 우상과 대결한 소감을 밝혔다.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시즌을 준비한 이민호는 지난 19일부터 잠실구장 1군 훈련에 합류했다.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거의 매일 잠실구장을 찾았던 그에게 마침내 잠실구장이 홈그라운드가 된 것이다. 이민호는 29일 오전 훈련을 마친 후 “잠실구장으로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미소지으며 “야구를 시작하기 전에 야구가 좋아서 일주일에 3, 4일씩 잠실구장을 갔다. LG 아니면 두산이 늘 경기를 하니까 매일 야구를 보러다니곤 했었다. 그만큼 내게 잠실구장은 의미가 깊은 장소”라고 말했다.

이미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생겼다. 지난 22일 청백전에서 우상이었던 김현수와 맞붙은 것이다. 이민호는 “이제는 선배님이 된 김현수 선수의 팬이었다. 경기 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에서 기다려서 김현수 선배님의 사인을 받기도 했다. 유니폼도 종류별로 갖고 있다”며 “김현수 선배님과 맞붙을 때는 정말 신기했다. 김현수 선배가 내 앞에 타석에 선 순간부터 정말 재미있었다. 다른 선배님들과 대결도 신기했는데 김현수 선배님과 대결은 특히 그랬다. 안타를 맞았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 않더라. 오히려 신기했다. 마냥 신기하는 느낌만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민호1234
LG 신인 이민호가 29일 잠실구장 훈련을 마치고 잠실구장 관중석에 앉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민호는 지난해 10월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3, 4차전도 직관했다고 말했다. 잠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물론 이제 이민호는 야구팬이 아닌 야구선수다. 잠실구장에서 마운드를 지키는 게 이민호의 임무다. 지난 22일과 26일 청백전에서 이민호는 147㎞의 강한 공을 던지면서도 빈번히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출루를 허용한 후에는 주자에 신경쓰다가 집중력을 잃는 모습도 나왔다. 26일 청백전에서는 보크를 범하기도 했다. 이민호는 지난 두 경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구속은 괜찮은데 밸런스와 제구력은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크 같은 경우는 프로에서는 심판분들이 잡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시즌이 아니고 시범경기도 아니니까 이렇게 하나씩 더 배운다고 생각하고 수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간은 많다. LG 구단은 이민호를 서둘러 1군 무대에 올리기보다는 2군에서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신체검사 결과 성장판도 열려있어 무리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이민호는 “선발투수든 불펜투수든 구단 계획에 맞춰서 시즌을 준비하겠다. 첫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이었지만 구단 계획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며 “이제 막 실전을 시작했고 밸런스도 좋지 않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서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시즌 중 잠실구장에서 자신있게 타자와 정면승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