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사칭 공천 대가 재판 중인 윤 전 시장에게 “억울함 풀어주겠다” 회유
[포토] 검찰 송치되는 조주빈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여성 성 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도 사기 행각을 벌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조주빈은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 받던 윤 전 시장에게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서울의 모 기관에 근무한다는 최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자녀 관련 자료를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접근했다.

윤 전 시장이 사기범의 말을 믿었을 뿐 자료가 없다고 하자 최 실장은 “그럼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최 실장은 당시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사장과 잘 안다면서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함께 JTBC 방송국을 찾아갔다.

윤 전 시장은 “직접 손 사장과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 스튜디오에서 손 사장에게 아는 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최 실장을 먼발치에서 봤다”며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을 잡자”는 최 실장의 말을 믿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연 날짜는 계속 잡히지 않았고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윤 전 시장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 중간에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넸으며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사기임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최 실장은 ‘박 사장’이라는 사람을 광주로 내려 보내 돈을 받아갔다고 한다. 경찰은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다수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함께 조사하고 있었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은 사기행각을 한 사람이 조주빈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직도 구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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