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한국 김영권.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2019 한국과 중국의 경기. 2019. 12. 15.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시간을 벌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면도 있다.

최근 축구대표팀 주요 선수들은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은 지난달 팔 부상으로 수술했다. 3월 A매치 결장이 확실시 됐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의 이탈 후 부상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며 빅리그 입성을 예약한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은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이 4주간 결장할 것이라 발표했다. 대표팀 공격의 핵심인 두 선수가 동시에 쓰러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설상가상 수비의 기둥인 김영권(감바 오사카)까지 부상을 당했다. 김영권은 이달 초 훈련 도중 어깨 부상을 당했고, 3~4주 정도 휴식과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영권은 대체 불가능한 센터백이다. 수비진은 물론이고 팀 전체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선수라 공백을 채우기 쉽지 않다. 여기에 김영권의 파트너인 김민재(베이징 궈안)도 지난 겨울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부상에서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 중국 리그가 개막하지 못한 탓에 100% 컨디션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벤투호’는 공수에 걸쳐 전력누수가 심각하다.

마침 3월 A매치 일정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면 연기됐다. 대표팀은 이달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를 계획이었다. 26일 홈에서 투르크메니스탄, 31일 스리랑카 원정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A매치를 치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결국 2연전 모두 잠정 연기됐다.

공수의 주요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A매치 연기는 차라리 다행인 분위기다. 물론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스리랑카 모두 한국보다 몇 수 아래 팀들이라 이들이 없이도 승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빠진 채로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도 원하지 않는 바다. 실험, 테스트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겠지만 손흥민과 황희찬, 김영권 등은 모두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전력 차이도 많이 줄어든 편이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2차예선 H조 2위에 머물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기는 했으나 레바논, 북한과 승점이 같다. 3월 승리가 시급한 시점에 경기가 연기됐고, 추후에는 더 나은 전력으로 예선을 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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