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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화, 가요 등 대중문화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방송계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드라마가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고 TV앞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촬영 제한을 덜 받는 드라마들이 조용히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 마지막회는 전국기준 27.1%로 자체 최고 기록을 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종영한 SBS ‘스토브리그’(19.1%)와 tvN ‘사랑의 불시착’(21.8%)은 모두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도깨비’가 세운 20.5%의 역대 tvN 시청률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물론 이들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발생하기 전부터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한 작품들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1월말과 2월초부터 시청률이 꾸준히 고공해진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주말극들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많은 드라마들이 지난 주말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상승효과를 보였다. 줄곧 20%대를 넘기지 못했던 KBS2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지난 16일 30%를 돌파한 후 가장 최근 방송된 23일 30.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22일 첫 방송된 tvN ‘하이바이, 마마!’는 1회에 5.9%, 2회 6.1%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OCN ‘본대로 말하라’는 최신 회차에서 3.7%로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5%로 시작한 JTBC ‘이태원 클라쓰’는 꾸준히 상승세 이어오다 지난 22일 12.6%로 정점을 찍었고, SBS 새 주말극 ‘하이에나’는 첫회에 10%를 돌파했다.

구해줘

코로나19 사태로 역주행하고 있는 드라마도 있다. 바로 사이비 스릴러라는 독특한 소재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OCN ‘구해줘’(2017)다. 사이비 종교 집단 때문에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다룬 ‘구해줘’는 최근 신천지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현 사태와 맞물려 다시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주인공 서예지가 사이비 종교의 신들린 방언 연기를 하는 영상은 네이버TV 기준 100만 조회수를 넘어섰고, 극중 사이비 교주 조성하가 불에 타죽는 장면 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역시 코로나19로 TV 시청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함께 시청률 상승효과를 얻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시청률 30.4%(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돌파하며 종편 채널의 새로운 기록을 썼고, 일요일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도 시청률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23일 ‘미운 우리 새끼’는 15.5%로 시청률이 4%가량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공연형이나 야외 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은 코로나19 사태로 촬영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인기를 구가하던 ‘미스터트롯’은 지난 24일 결승 녹화를 앞두고 당일 취소됐으며 지상파3사 음악방송은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 중이다. KBS2 ‘1박2일 시즌4’, SBS ‘런닝맨’, ‘정글의 법칙’ 등 야외 촬영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 등은 현재 긴장감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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