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방송가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 발생되며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방송가도 일정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촬영을 위해 다수의 출연진, 스태프들이 모이는 방송 현장에도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다. 예정됐던 행사의 일정이 취소되거나 다른 포맷으로 변경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드라마의 첫 시작과 마무리를 알리는 대본 리딩, 종방연도 조정되고 있다. 채널A 금토극 ‘터치’는 지난 20일 종방연을 예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정을 연기했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도 종방연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기존 종방연에서 진행된 배우들의 포토타임도 취소했다. SBS 새 드라마 ‘펜트하우스’도 25일 예정됐던 대본 리딩을 3월로 연기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온라인 생중계로 제작발표회를 변경한 JTBC 새 월화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포스터. 사진 | JTBC 제공

예정됐던 제작발표회는 대부분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2’부터 Mnet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JTBC 새 월화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등 대부분의 작품이 제작발표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변경했다. 현장에서 이뤄졌던 질의응답은 미리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진행을 하는 형식이다. 많은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피할 수 없기에 선택한 불가피한 방법이었다.

관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KBS2 ‘씨름의 희열’은 지난 22일 파이널 라운드를 무관중으로 진행했고, 3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의 중심에 선 TV조선 ‘미스터트롯’은 24일 예정됐던 결승전 녹화를 취소했다. KBS2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MBC M ‘쇼 챔피언’ 등 음악 방송들은 무관객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씨름의희열
결승전 녹화를 취소한 TV조선 ‘미스터트롯’(왼쪽), 파이널 라운드를 무관중으로 진행한 KBS2 ‘씨름의 희열’. 사진 | TV조선, KBS2 제공

방송을 준비하고 있던 프로그램도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로케이션을 준비 중이었던 프로그램이 다수 있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증가하며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프로그램 역시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출연진 관리에도 신중을 가하고 있다. 실제 JTBC 김민아 아나운서 겸 기상캐스터가 미열 등 몸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전까지 자가격리를 하게 되며 출연 프로그램이었던 ‘아침&’도 결방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된 만큼 출연진, 스태프들의 건강 체크도 중시되고 있다. 방송국 입구에도 열 감지카메라가 설치돼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녹화를 진행할 수 없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단순한 일정 변경의 문제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흔들림도 우려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실의에 빠져있다. 촬영이나 홍보에 제한이 있으니 쉽게 되지 않는 상황이다. TV 시청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좋지 않은 현실에서 뉴스나 재난 관련 프로그램만 찾아보게 되기에 고민이 깊어진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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