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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남들처럼 말고 나답게!”

공무원 겸 모험가 김경수씨는 세계 6400여㎞의 사막과 오지를 거침없이 달렸다. 평지에서 하는 달리기도 힘이 드는데 사막에서 달리는 일은 얼마나 힘들까.

김씨는 2003년 사하라 사막을 시작으로 나미비아, 칠레 아타카마, 타클라마칸, 인디아 사막, 그랜드 캐니언, 캄보디아 정글, 2019년 8월 몽골의 고비 사막까지 장장 6400㎞를 두 다리로 달렸다. 장장 17년이 걸렸다.

김씨가 이처럼 사막 달리기를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그는 “저에게는 특권이 있다. 그건 형편이나 능력을 떠나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다. 용기와 자신감을 얻기 위해 일상 밖 사막과 오지로 눈을 돌렸다. 오지에 서면 제 안의 다른 나와의 어긋남이 격렬해진다. 길들여진 나와 길들여지지 않은 나. 주저앉으려는 나와 일어서려는 나. 그럴 때마다 제 안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눈이 번뜩 뜨인다”고 밝혔다.

사막을 달리면서 인생을 배웠다는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견뎌야 한다는 것, 견디고 나면 기쁨이 온다는 것, 포기하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것 등.

사막과 오지를 달리면서 자기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면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어 위로가 됐다. 그랜드캐니언 레이스에서 죽을 고비를 만났을 때는 70세 고령인 이무웅씨가 손을 내밀어줬고, 부탄 오지에서 근육경련이 일어났을 때는 한 원주민이 도움을 주었다. 힘들어하는 사람의 곁에서 함께 달려준 경험도 있다. 그렇게 인생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도 사막에서 배웠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견디며 끝까지 달려가면 눈 앞에서 별이 쏟아져내리고 가슴이 탁 트이는 대협곡이 발아래 놓여있다. 그런 성취감이야말로 직장인의 잠자는 열정을 깨워주는 활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당신에게 도전의 열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일상의 무게에 가려진 것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막 달리기를 통해 얻은 인생의 지혜를 책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에 담아냈다.

“일어서지 못한 자는 그곳이 한계이고, 일어선 자에게 그 한계는 경계일 뿐이다”라는 메시지가 울림을 준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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