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이 2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과 홈경기에서 골밑슛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농구는 제한 시간 안에 어느 팀이 더 많은 득점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상대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최대한 방해하는 것이 한국 농구, 특히 여자프로농구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아산 우리은행이 그 이유를 증명했다.

우리은행은 2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천 하나은행과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압도적인 높이와 스피드를 앞세워 72-63(17-11 27-7 9-15 19-30)으로 완승했다. 전반이 끝났을 때 44-18로 리드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국내선수들끼리 맞붙은 2쿼터가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우리은행이 내외곽을 모두 장악해 왜 ‘왕조’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박혜진(19점 3점슛 4개)-박지현(8점 12리바운드) 듀오에 남다른 슛 감각을 가진 식스맨 나윤정(11점 3점슛 3개)이 외곽을 책임지자 김소니아와 최은실이 골밑에서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했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빛났다. 상대 에이스 강이슬(4점 6리바운드)을 완벽히 봉쇄했다. 강이슬은 돌파나 슛 동작을 하기 전 왼쪽으로 드리블을 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강이슬을 맡을 때마다 왼쪽 길목을 막고 섰다. 돌파도, 공간 창출도 여의치 않았던 강이슬은 무리한 돌파나 패스로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에이스가 주춤하자 선수단 전체가 위축됐고, 우리은행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2쿼터에만 20점 차가 난 이유였다.

승기를 잡은 뒤 경기력이 떨어진 점은 보완해야 할 과제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경기종료 4분 여를 남기고 부른 작전 시간에 “(김)정은이가 코트 밸런스를 맞춰줘야 한다. 스크린 걸어주면서 볼이 잘 돌 수 있도록 베테랑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볼을 오래 갖고 있으면 선수단 전체가 우왕좌왕한다”며 질책한 부분이 우리은행의 현 상황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3, 4쿼터에만 27점을 더 줬다. ‘짠물 수비’로 정평이 난 우리은행의 색깔을 고려하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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