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봄바람을 타고 스크린에 여풍이 불어온다.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을 지나 우수에 접어 든 시기다. 봄이 다가옴과 동시에 2~3월의 스크린도 웅크렸던 기지개를 켜기 위해 바쁘다.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의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배우, 나아가 여성감독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스타트를 끊은건 라미란 주연의 영화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다. 지난 12일 개봉한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을 일삼던 3선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종욱 찾기’, ‘부라더’의 장유정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라미란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이목을 집중 시켰다. 뚜껑을 열고 보니 크고 작은 웃음 장치들이 숨어있어 일상의 피로도를 날리고, 코미디에 충실하면서도 현실 공감되는 이야기로 알찬 러닝타임을 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에 발길이 뜸해졌음에도 개봉주에 1위를 차지하고 2주차에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흥행 중이다.

3월 라인업도 알차다. 영화 ‘결백’(박상현 감독)과 ‘콜’(이충현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오는 5일 개봉하는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에 대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분)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 사건을 이끌어 가는 딸로는 신혜선, 엄마로는 배종옥이 만났다. 특히 신혜선은 그동안 tvN 드라마 ‘비밀의 숲’, KBS2 ‘황금빛 내 인생’ 등을 통해 시청률퀸으로 인정받았다. 단숨에 주연에 오른 것이 아닌 조단역부터 탄탄하게 다져온 탓에 연기력은 물론 특유의 목소리와 딕션으로도 호평 받는 배우다. 여기에 베테랑 배종옥이 만나 모녀 호흡을 이루니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역시 5일 개봉하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을 비롯해 윤여정, 윤승아가 함께해 주체적인 여성 서사의 영화를 완성했다. 이와함께 3월 개봉 예정인 ‘콜’은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박신혜, 전종서 분)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신혜, 전종서 뿐 아니라 김성령, 이엘까지 합류해 주요 배역이 모두 여배우로 구성됐다. 첫 장편 상업영화에 도전장을 내민 이충현 감독은 제작보고회 당시 이번 캐스팅에 만족한다며 예측불가 스릴러를 자신했다. 이외에도 또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도 출격 대기 중이다. 12일 개봉하는 ‘침입자’(손원평 감독) 역시 송지효가 김무열, 예수정과 함께 호흡하며 극을 이끌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 자체가 적었다. 남성 중심 캐릭터나 서사를 다룬 작품들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시대흐름에 따라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여성 감독들이 참여하는 작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기도 하지만 더욱 다양해지는 장르와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귀띔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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