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이 소년은 커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됩니다. 김광현의 초등학교 시절 모습. 제공 | 김광현

[주피터(미 플로리다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 어렸을 때 직접 자신의 손으로 적었던 큰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한국 무대에서 최고의 좌완투수로 입지를 굳힌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도 포함돼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면 많은 기회도 보장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KBO리그와 빅리그는 다르다. 김광현이 “신인의 마음으로 빨리 적응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 이유다.

정해진 훈련 일정보다 일찍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을 찾아 팀에 합류한 김광현은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훈련장에 나와, 가장 늦게 훈련장을 나서며 빅리그 마운드에 당당히 설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9일(한국시간)에는 라이브피칭을 소화하며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쉴트 감독으로부터 호평도 받았다. 23일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등판에 맞춰 몸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김광현
김광현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작성한 해야할일 50가지.

힘들긴 해도 김광현에게 요즘 하루, 하루가 꿈만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김광현은 어려서부터 ML를 목표로 삼았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고 될성부른 나무였던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작성한 ‘내가 하고 싶은 50가지 일들’에 ‘메이저리그 가기’가 포함됐다. 딱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당당히 메이저리그 문턱에 서있다. 어린 시절 그렸던 꿈을 이룬 것이다. 김광현은 “초등학교 때 박찬호기야구대회에 나가면서 ‘나도 메이저리거가 돼 김광현기야구대회를 열면 어떨까’란 생각을 했었다. 랜디 존슨을 보면서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꿨다”면서 “어렸을 때 적은 50가지 일들 중 지금 보니 꽤 많은 일들을 한 것 같다”라며 웃었다.

[포토] 김광현 \'훈련중에도 지지 않는 미소꽃\'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13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로저딘 셰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즐겁게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0.2.13. 주피터(미 플로리다주)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어린 시절 막연히 그렸던 꿈은 이뤘다. 그러나 김광현은 ML 무대를 밟아본 것에 만족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며 누구보다도 야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렵게 ML에 왔다. 당당히 내 공을 던지며 ML에서도 부딪혀보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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