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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제공 | 호주골프협회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골프여제’의 진격이 시작됐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세계랭킹 15위 이내로 진입했다. 한국인 선수 한 명만 더 제치면 도쿄행 티켓을 손에 쥐게 된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6계단 상승한 11위를 차지했다. 지난 16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 우승을 따낸 덕분이다. 박인비의 랭킹 포인트는 4.42로 9위를 지킨 이정은6(24·대방건설)의 4.73점도 가시권에 뒀다. 박인비는 “한 번 우승으로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반기에 최소 2승은 해야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경쟁자들의 마음이 더 급하다. LPGA 역대 28번째로 개인통산 20승 고지를 밟은 관록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올시즌을 앞두고 젝시오 엑스로 아이언을 교체하는 등 순위 상승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퍼터도 전성기 시절 사용한 클럽을 다시 들고 나와 문제점 개선의지를 다졌다. 컴퓨터 퍼트만 회복한다면 볼 스트라이킹과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에서는 따라올자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도 엿보였다. 시즌 개막전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예고편을 보여준 뒤 두 차례 컷 탈락의 아픔을 겪으며 초심을 되찾았다. 그리고 네 번째 대회만에 23개월 간 발목을 잡던 아홉수를 잘라 냈으니 순위 상승에 가속 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인비
박인비가 15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 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티샷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 | 호주골프협회

우승 후 한 달 가량 휴식을 취한다는 점도 장기레이스를 앞두고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박인비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휴식과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4개 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약점을 보완하고, 3월부터 6월까지 쉼없이 달려야 할 체력도 보강할 예정이다. 그는 우승 후 “골프는 역시 퍼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어렵게 찾은 퍼트감을 유지하는 게 도쿄행 가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랭킹은 고진영이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였던 박성현이 넬리 코다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김세영(6위)과 이정은6(9위)는 자리를 지켰고, 12위였던 김효주가 13위로 내려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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