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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올해로 20년차를 맞은 장수 예능프로그램 KBS2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가 기존의 토크쇼 포맷을 잠시 내려놓고 4주간 변화를 맞는다. 한때 시청률 20%를 넘나들던 대한민국 대표 토크쇼의 부진은 뼈아픈 일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신선한 도전을 이어가는 ‘해투4’의 선택은 반갑다.

13일 KBS2 ‘해투4’의 새로운 ‘아무튼, 한 달’ 프로젝트가 찾아온다. ‘아무튼, 한 달’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모토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스타들의 치열했던 30일의 기록을 담아낸 관찰 형식의 예능이다. 총 4주간 진행되는 ‘아무튼, 한 달’ 프로젝트는 ‘건강한 바디 디자인하기’와 ‘나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 카테고리로 나눠 진행된다. 전현무, 조세호, 홍현희, 정준하가 건강한 몸 만들기에 나서 각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받고 한 달 동안 이를 시행한다. ’나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 프로젝트에는 조세호, 홍진경, 유재석, 허정민이 참여해 매일 한 시간씩 꾸준히 공부하는 거북이 팀과 마지막 3일에 벼락치기를 하는 토끼 팀으로 나눠 어떤 공부법이 더 효율적인지 비교한다. 4주 뒤 ‘건강한 바디 디자인’은 체중 및 혈액검사 결과가 ‘나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는 토익 점수가 검증의 기준이 된다.

‘해투4’를 연출하는 이명섭 PD는 ‘아무튼, 한달’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실생활에서 느꼈던 궁금증들을 연예인이 직접 실험군이 돼보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새해에 가장 많이 하는 다짐이 다이어트와 공부이지 않나. 소재는 다이어트와 공부지만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목표치를 정해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가 더 살을 많이 빼고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지 비교하는 서바이벌 형식이 아니라 ‘아무튼, 한 달’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며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도를 목표로 하고 실제 시청자들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조그마한 변화가 습관이 돼서 더 많은 변화를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점이 시발점”이라고 차별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달

‘아무튼, 한달’만 놓고 보면 그다지 새롭지 않은 포맷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해투4’ 출연진과 제작진이 내놓은 것이라는 점은 고무적인 의미를 지닌다. 최근 공개된 ‘아무튼, 한달’ 티저 영상만 봐도 ‘해투4’가 맞나 싶을 정도로 기존의 토크쇼와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를 풍긴다. 유사한게 있다면 출연진 정도다. 관찰 예능, 다큐 예능과 가까워 보이는 ‘아무튼, 한달’에 대해 이 PD는 “리얼리티와 버라이어티가 혼재됐지만 다큐스럽게 가고 싶었다”며 “기존의 ‘해투4’ 멤버들은 동일하고 추가적으로 몇 명씩 더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존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프로젝트를 시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 ‘해투’는 토크쇼 포맷인데 2020년 새해를 맞이해 기존 포맷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이 멤버들로 다른 일들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실 시즌4로 접어든 ‘해투’의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 3인 MC체제로 토크쇼로 시작한 ‘해투4’는 2년여 시간을 진행해오며 배우 조윤희를 고정 MC로 발탁하거나 스페셜 MC로 아이돌 멤버를 섭외하는 등 식상함을 덜기 위해 애썼으나 다른 토크쇼들과 차별화를 갖긴 어려웠다. 결국 3~4%대를 유지하던 시청률도 2%대로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치열한 예능 시장 경쟁 속에서 20년 넘는 시간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2001년 시즌 첫방송을 시작한 ‘해투’는 그간 ‘쟁반 노래방’ ‘웃지마 사우나’ ‘야간매점’ 등 코너들을 통해 기존 토크쇼에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찾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아무튼, 한달’을 통해 이전에 보지못했던 또다른 ‘해투’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 PD는 ‘해투’의 새 시즌 개편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튼, 한달’은 출발선과 끝선이 명확하다. 4회 방송 후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근 특정한 세계관에 바탕에 둔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제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무튼, 한달’도 그 일환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제작진은 ‘해투 외전’의 형식이라기보단 기존 ‘해투4’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줄 촉매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물론 일시적인 변화일 수 있고, 4부작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해투4’는 또다시 시청자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지만 개편 여부와는 별개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주목할만 하다.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고집 대신 과감한 변주를 택한 ‘해투4’의 선택이 반가운 이유다. ‘아무튼, 한달’이란 프로젝트 명처럼, 한달 뒤 돌아올 ‘해투’도 출연진들과 함께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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