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영상 조윤형기자]CNN,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찬사를 쏟아냈다.

지난 10일(한국시각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제2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The Oscars 2020·92nd Academy Awards)'이 개최됐다.

이날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주)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봉준호), 각본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워)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의 각본상 수상을 시작으로,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받으며 4관왕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와 더불어 92년 아카데미 역사도 새로 쓰여진 순간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한국에는 첫 오스카 트로피"라며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멋진 배우와 스태프들이 있다.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수상 소감 중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출연 배우들을 비롯해 감독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아카데미 속 '기생충'은 그야말로 기록의 연속이었다. 아시아 영화 처음으로 각본상 트로피를 거머쥔 것. 무엇보다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최초이며, 64년 만에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들어 올린 작품이 됐다.

이후 주요 외신들은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에 관해 앞다퉈 보도했다. 미국 CNN, 뉴욕타임스는 '기생충' 수상에 관해 "오늘 밤 오스카가 역사를 썼다"며 "국제영화에 대한 오스카 유권자(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AMPAS)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의 수상을 집중 조명하며 "'포용력 있는 오스카'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고, AP통신 또한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다. 이는 할리우드의 전격적인 변화를 의미하고 또 다른 전진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기생충' 수상을 '세계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관람하라"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일종의 '기생충 현상'을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등 봉 감독의 과거 작품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LA 타임스, 영국 가디언, BBC, 프랑스 르몽드, 일본 NHK 등 세계 각국에서 '기생충' 수상을 대서특필했으며 배우 산드라 오, 그룹 방탄소년단,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미국 국무부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한 편의 영화를 넘어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된 '기생충'. 배우는 물론 자본, 언어까지 할리우드와 무관하다는 점, 편협함을 깨고 변화와 다양성의 포인트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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