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제공 | 강원FC

최근 국제 대회에서 K리그 유스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유망주들이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과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유스 자원 육성의 중요성이 그만큼 강조돼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자양분을 먹고 자란 기대주들에게 2020시즌 K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지 각 구단의 유스 출신 유망주를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강원의 신예 박경배(19)는 ‘병수볼’의 한 축을 꿈꾸고 있다.

박경배는 강원 산하 18세 이하(U-18) 유스팀인 강릉제일고에서 프로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다.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스 활용이 부족했던 강원이 적극적으로 육성해 올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어린 선수지만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박경배는 강릉제일고 시절 1학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보통 1학년은 경기에 거의 나가지 못하는데 박경배는 일찌감치 경쟁을 이겨내며 주전으로 뛰었다. 고등학교 은사인 최진규 강릉제일고 감독은 “경배는 1학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2학년 때는 더 많이 성장해 팀 내에서 득점 비중이 컸다.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데 골 결정력이 워낙 좋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박경배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 능력에 있다. 스스로도 “자신있는 부분은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과 움직임”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 최 감독도 “돌파, 득점력만큼은 훌륭하다”라고 인정했다. 신장 182㎝로 피지컬도 괜찮은 편인데 스피드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과 힘만 더 보완하면 프로에서도 통할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감독이 보는 박경배의 가장 큰 장점은 인성이다. 최 감독은 “경배는 성실하다. 재능이 있는데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훌륭하다. 진지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가 있다. 성격도 아주 정돈된 선수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라고 칭찬했다.

아직 만으로 10대인만큼 채워야 할 점은 많다. 특히 병수볼에 대한 숙지는 더 필요하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추구한다. 공격적이면서도 과감하게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전진해 팀플레이를 구사하는데 박경배는 아직 병수볼이 어색하다. 1차 훈련을 소화한 박경배는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축구를 배우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많이 어렵다고 느꼈다”라는 생각을 꺼냈다. 하지만 “좋은 선생님들께 배울 수 있어서 하루 하루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프로에 걸맞는 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박경배는 태국 훈련에서부터 한참 선배인 임채민과 룸메이트로 생활했다. 마침 박경배는 공격수, 임채민은 수비수라 두 선수는 훈련 도중 자주 대결했다. 박경배는 “채민이형이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저를 상대한 후 그 점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형의 조언이 크게 다가온다. 형의 말을 따라 피지컬을 보강하겠다”라고 말했다.

잘 성장하면 박경배는 병수볼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 박경배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비롯해 측면, 2선 공격수까지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지난해 K리그 주니어 13골을 기록하며 중부권 전기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R리그 9경기에 나서 2골을 넣기도 했다. 김병수 감독은 공격수에게 다양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틀에 갇혀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보다 돌파와 연계, 득점 등 모든 영역에 가담하는 것을 주문한다. 박경배는 병수볼에 꽤 어울리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최 감독도 “연계 플레이를 보완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본다”라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박경배는 임대로 강원에 합류하는 김승대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전북 소속 김승대는 영남대 시절 스승인 김병수 감독을 찾아 강원으로 임대를 떠났다. 박경배는 1차 훈련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었다. 김승대와는 포지션이 겹친다. 박경배는 “거제 훈련을 앞두고 처음 만났는데 신기하기도 했고, 혼자 속으로 반가워하기도 했다”라면서 “장점이 많은 선수라 최대한 많이 배우고 싶다. 감히 경쟁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경배의 2020년 목표는 소박하다. 일단 K리그 무대를 밟는 것이다. 강원도 태백 출신인데다 강원이 처음 배출한 프로직행 선수인만큼 박경배의 데뷔는 개인과 팀 역사에 의미가 있다. 그는 “가장 큰 목표는 모든 신인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K리그 데뷔”라면서 “득점까지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우선 데뷔를 첫 번째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강릉제일고 1호 프로직행 선수라는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가족들이 태백에 살기 때문에 홈 경기를 보고 싶어 한다. 가족들 앞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