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이강철 감독이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제공 | KT위즈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단보다 이틀 앞선 27일 미국으로 떠난다. 훈련지를 둘러보고 2020시즌 전력 구상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 감독이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2019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KT에 2020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더 이상 ‘신생팀’, ‘막내’라는 타이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2020년엔 진짜 성적을 내야 한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2019시즌 가능성을 본 만큼 자신감은 충만하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면, 올해는 반드시 5강 안에 들어 가을야구를 경험해야 한다. 가을야구 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약체의 이미지를 떨쳐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2019시즌 6위를 차지한 KT의 원동력은 이상적인 신구조화에서 나왔다. 마운드와 타선에서 기량 성장을 보인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컸지만 신예들을 이끌며 선수단을 하나로 모은 베테랑의 역할도 컸다.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보인 주장 유한준과 전 주장 박경수가 중심에 있었다. 이 감독도 “두 베테랑 선수가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재 KT에선 선발대가 먼저 미국에 나가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선발대 대부분은 베테랑 선수들이다. 이 감독은 미국에 건너가 선발대로 나간 선수들과 식사 자리를 갖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2020시즌을 맞이하는 각오와 베테랑 선수들이 해줘야할 일 등 시즌 때 하지 못했던 대화를 가감없이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이 감독은 “훈련 때나 시즌 도중엔 이런 얘기를 할 수 없지 않나. 미리 미국으로 건너가 베테랑 선수들과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엔 이 감독과 함께 건너가는 이숭용 단장도 함께 한다. 이 감독은 “팀의 수장인 단장님이 함께 자리한다면 더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만 결국 승리를 하기 위해선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조직력을 발휘해야 한다. 팀을 하나로 모으는 응집력은 결국 베테랑 선수들에게서 나온다. 선수 출신 이 감독과 이 단장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올해 성적을 내야하는 필요성을 설파하고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당부함으로서 스프링 캠프 시작부터 똘똘 뭉친 분위기 속에 훈련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더불어 선수들이 현장과 프런트에 바라는 점을 청취해 상호 발전 관계로 나아가는 토대를 닦는 것이 이번 식사 자리의 진짜 목적이다.

2020시즌 KBO리그의 ‘다크호스’가 되길 바라는 KT의 굳건한 의지가 스프링 캠프 출발 전부터 묻어나오고 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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