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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도쿄로 가는 오디션은 시작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을 치른다. 1차 목표였던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대표팀은 이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2013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정상에 선 적이 없다. 2016년 결승에 올랐으나 숙적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기억만 있다. 아시아의 강자를 자처하는 한국에게 챔피언십 첫 우승은 큰 의미가 있다.

팀에게 첫 우승의 의미가 있다면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은 김 감독은 이제부터 올림픽 구상에 돌입한다. 최대 관건은 최종엔트리 구성이다. 이번 대회도 그렇고 월드컵의 경우 총 23명이 명단에 들어가지만 올림픽은 18명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23세 초과 선수 3명이 와일드카드로 들어간다. 사실상 A대표팀 수준의 선수들이 후보에 들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무더기로 도쿄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연령대에 해당하지만 소속 클럽 차출 거부로 대회 합류가 무산된 유럽파 이강인과 백승호, 그리고 부상으로 빠진 일부 선수들까지 경쟁 목록에 들어가면 도쿄행 확률은 더 낮아진다. 본선 진출의 기쁨을 뒤로 하고 잔혹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지금부터는 김 감독 마음을 잡기 위한 활약이 필요하다. 대회 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이후 소집에서 잘하는 것과 별개로 결승전처럼 큰 무대에서 활약하면 김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김 감독은 한 번 좋은 점수를 준 선수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편이다. 한 번 보낸 신뢰를 쉽게 거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기면 올림픽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대회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에게는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을 기회다. 혹시라도 부진했다면 만회할 최후의 보루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팀을 위해 뛰는 것은 기본이지만, 올림픽 출전이라는 개인 목표를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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