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태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배우 허성태가 연기 변신 그리고 배우로서 갖는 소신도 밝혔다.

허성태가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이하 ‘싸패다’)로 코믹 캐릭터를 연기, 반전 매력을 펼쳤다. ‘싸패다’는 사고를 잃은 육동식(윤시윤 분)이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우연히 발견한 후, 자신이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허성태는 허세 투성이에 지질하기까지 한 조폭 장칠성 역을 맡아 ‘허성태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었다. ‘악역 전문 배우’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허성태는 “제가 아무리 역할에 집중해도 ‘컷’ 소리가 나면 동시에 헤어 나오는 편인데 장칠성은 보내기 힘들었다. 평생 ‘싸패다’만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정도로 아쉽고 최애 캐릭터로 남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허성태가 장칠성에 빠지게 된 배경에는 만족도 높은 현장도 한몫했다.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까지 모두 좋았다. 이렇게까지 즐거운 현장은 처음이었다.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았는데 감독님, 작가님들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다. 자유롭고 행복한 촬영이었다”.

장칠성의 웃음 포인트는 사나워보이는 외모와 달리, 윤시윤 앞에서만큼은 겁에 질려 맥을 못추는 모습들에 있었다. 윤시윤이 진짜 포식자라고 믿게된 후, 표정부터 행동까지 한껏 긴장한 모습들로 코믹력을 뽐냈다. 허성태는 “장칠성의 제스쳐 등 행동 연기들은 미리 연습하고 계획했다기 보다 자연스레 나온 연기들이다. 바늘 가는데 실도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내공 깊은 답변을 내놨다.

장칠성의 신스틸러 활약은 마지막회까지도 계속됐다. 사람들에게 자신을 ‘88년생’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또 웃음 포인트였다. 허성태는 “88년생 설정은 원래 대본에 없었다. 재미있게 해볼만한 게 뭐있을까 생각하다가 나이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77년생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성태는 유독 함께한 장면이 많은 윤시윤을 향해 남다른 마음을 표현했다. 윤시윤과는 SBS ’친애하는 판사님‘(2018) 이후 두 번째 호흡이었다. 허성태는 “윤시윤을 보면 제가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낄 때가 많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강하고 열정도 대단하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긴다. 에너지가 넘치는데 지치지 않는 것도 멋져 보인다”고 털어놨다. 진지한 눈빛으로 윤시윤을 추켜세운 허성태는 “제가 윤시윤에게 인공호흡하는 장면이 있는데, 시윤이가 저는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며 질색팔색했다. 저의 스타일은 최성원이라고 꼭 기사에 써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윤시윤의 단점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성태

허성태는 평소 자신의 성격에 대해 ‘재미있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때문에 이번 코믹 연기도 너무 편했다고. “평소 카리스마 있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근엄하고 무게 있는 역할을 할 때 스스로 오그라든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동안 주변에서 악역을 많이 하니까 이미지가 굳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들 했는데, 유쾌한 캐릭터는 언젠가 제게도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면 그때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장칠성을 연기해 기뻤다.”

허성태는 다니던 대기업 직장을 과감히 퇴사하고 35세 늦은 나이에 배우로 전향한, 그만의 성공 스토리를 가진 걸로 유명하다.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데뷔해 ‘밀정’, ‘범죄도시’, ‘말모이’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쳐 꽤 오랜 무명을 딛고 이름 알렸다. 그리고 이젠 ‘신스틸러’라는 미사여구도 그를 따라다닌다. 허성태는 “제 버킷 리스트가 ‘신스틸러’라는 명칭을 얻는 거였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불러주고 계셔서 이미 배우로서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대중에게 인정받은 만큼 이제 그에게도 팬클럽이라는 존재가 생겼다고 알리며 활짝 웃었다. “‘싸패다’를 하면서 팬클럽이 두 개 생겼다. 한 팬클럽 이름은 ‘편백단’이다. MBC ‘구해줘! 홈즈’에서 제가 편백나무를 좋아한다고 해서 탄생된 팬클럽이다. 두 팬클럽 모두 사이가 좋다고 하신다. 하하”

마지막으로 허성태에게 “원톱 주연에 욕심이 없냐”는 질문을 건넸다. 허성태는 “회사 다닐 때도 사업 계획안을 많이 작성했는데 막상 되는 게 없었다. 목표를 잡기보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면 언젠가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한아름컴퍼니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