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보도와 폭로의 차이는 무엇일까.

변호사와 두 전직 기자가 만든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연일 가수 김건모를 둘러싼 폭탄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30년이 넘는 톱가수의 사생활은 현재까지 폭로된 내용으로만 보면 놀랍다. 사실이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경찰, 검찰, 법원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 매일 찔끔찔끔 먹이주듯 잔인한 폭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왜? 가세연에게 김건모는 엄청난 유튜브 광고수익을 가져다주는 대어 장사이기 때문이다.

2018년7월 채널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황당무계한 폭로를 이어왔던 ‘가세연’은 이번에 처음으로 폭로에서 끝나지 않고 본 무대에 입성했다. ‘가세연’에서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A씨가 실제로 경찰에 김건모를 고소한 것. ‘~카더라’가 사건이 됐다.

김건모가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특종’에 흥분한 가세연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시작됐다. 가세연은 지난 18일에는 한 강연회에서 김건모의 아내가 결혼 전 유명배우와 동거했다고 또 한 차례 폭로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민간인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강연회 참석자를 상대로 발언한 내용이 22일 한 매체를 통해 실명으로 기사화되면서 이 발언은 ‘언론보도’가 되어버렸다. 언론사가 아닌 ‘가세연’이 다룬 것과는 무게가 다른 일이다. 문제의 기사는 또 다른 여러 매체를 통해 다시 한번 보도됐다.

‘가세연’의 수법은 교묘하다. 언론윤리규정의 통제를 받지않는 유튜브를 통해 김건모와 그 가족들에게 다트를 던진다. 자극적인 논란을 연예지와 종합지, 경제지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사가 받아쓰며 보도가 된다. 다트는 무수한 칼이 되어 다시 김건모를 향한다.

시작이 ‘가세연’이었을 뿐 김건모를 찌른 칼은 이미 한두개가 아니다. 어느 칼에 당한지도 모른 채 김건모와 그 가족은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가세연’의 죄보다 어쩌면 사실확인 없이 받아쓰는 언론의 죄가 더 크다. ‘가세연’은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지 못할’ 모든 기자들의 낯뜨거움 위에 기생한다.

‘먹금(먹이금지)’이라는 말이 있다. 루머를 궁금해하거나 해명해서 굳이 논란을 키우지 말라는 뜻이다. 먹이를 주지않으면 ‘가세연’의 폭주도 동력을 잃는다. 무너진 언론이 ‘가세연’에게 휘둘리는 사이 그들의 악의적인 폭로는 보도로 둔갑했다.

현재 김건모에게 제기된 성폭행, 폭행, 성희롱 등 관련 사건의 실체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책임있는 언론보도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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