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최용수 감독이 4년 전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지난 2016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 있다. 당시 최 감독이 시즌 중간 장쑤 쑤닝(중국)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서울 사령탑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그가 우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최 감독은 당시 시즌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으로 두 차례 K리그 우승을 함께 이룬 데얀(38·몬테네그로)을 영입했다. 앞서 코치 시절이던 2010년과 정식 사령탑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2012년 함께 성공을 이룬 기억이 있기에 중국으로 진출했던 데얀과 재회했던 것이다.

2020시즌을 앞둔 현재 상황이 4년 전과 비슷하다.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데얀(13골2도움) 만큼 팀에 큰 보탬이 된 건 아드리아노(32·브라질)였다. 그는 2016년 당시 K리그 30경기 17골6도움으로 서울의 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20일 서울 소식을 잘 아는 한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아드리아노는 포르투갈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일상 소식을 전하면서 선수단에 합류한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아드리아노의 서울 이적이 확정된 건 아니다. 해당 관계자는 “아직 테스트 중인 상황”이라며 “부상으로 오랜기간 경기를 뛴 경험이 없기에 최 감독이 직접 몸 상태를 살피고 확인해봐야 한다더라”고 전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서울에서 활약한 뒤 거액을 받고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1년간 스자좡 융창(중국 2부)에서 뛴 그는 전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부상 탓에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9년에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을 날리며 전북과 계약을 해지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재활에만 전념했다.

최 감독은 지난 2016년 데얀와 조우했던 것처럼 아드리아노와 다시 만났다. 믿는 제자를 다시 한 번 기용해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는 최 감독의 이번 시즌 구상이 엿보인다. 오는 28일부터 서울은 2020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다른 구단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한다. 리그와 FA컵, ACL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만큼 최 감독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공격수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활약한 주포 페시치 역시 부상으로 고국에서 치료와 재활 뒤 금명간 귀국한다.

당장 시즌을 치러야 하는 최 감독으로서는 활용법을 아는 공격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드리아노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기에 전지훈련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최 감독이 영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옛 사제의 재회는 아드리아노의 몸 상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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