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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혁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공항 | 정다워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대전하나시티즌 스트라이커 박인혁(25)은 최고의 스승과 조우했다.

박인혁은 영등포공고 시절부터 대형 스트라이커 자질을 보이며 주목 받은 유망주였다. 경희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20세, 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대학에서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박인혁은 186㎝의 장신인데 스피드가 있고, 최전방과 측면까지 소화하는 스타일이라 잘 성장하면 A대표까지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 진출 이후 박인혁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끝에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으로 밀려났고, 결국 2018년 대전으로 이적해 국내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 7골3도움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하며 제 몫을 했던 박인혁은 지난 시즌 3골에 그쳤다. 지난 13일 스페인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 “지난해에는 정말 많이 실망스러웠다. 팀도, 개인도 결과를 보면 만족할 수 없다. 새로 각오를 다지는 마음으로 (이)지솔이와 함께 삭발을 했다”라고 말했다.

축구선수 박인혁에게 2020년은 변화의 기점이 될 수 있다. 소속팀 대전하나시티즌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전환했고, 마침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황선홍 감독이 부임했다. 황 감독은 현역 시절 ‘황새’라는 별명으로 국가대표팀 최전방을 담당했다. 박인혁은 “확실히 스트라이커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수가 해야 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디테일하게 가르쳐주신다”라면서 “저는 특히 등 지는 플레이를 많이 배우고 있다. 등을 진 후에 공을 잡고 어떻게 보내줘야 하는지, 그 다음에 어떻게 돌아 들어가고 플레이를 이어가야 하는지를 깨닫고 있다. 원래 제가 가장 못하는 플레이라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제가 잘 파악해서 잘 배우기만 하면 될 것 같다”라며 황 감독의 가르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된다. 박인혁은 피지컬과 재능이 좋지만 정신적으로 중심을 잡지 못해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유럽에서 적응하지 못한 것도 능력보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요인이 컸다. 박인혁은 “감독님께서도 제가 멘탈이 별로 안 좋은 것을 아시는 것 같다”라며 웃은 후 “그래서 그런지 정신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인혁은 황 감독 부임 후 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외국에서도 감독이 바뀌면 선수들이 일부러 더 강하게 부딪히는데 지금 우리 팀이 그렇다. 훈련이 전쟁터 같다. 경쟁하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팀에 건강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라는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저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의 그 마음으로 뛰겠다. 경기에 뛰고 싶어 굶주린 마음이었는데 지난 2년간 많은 경기(66경기)에 나가면서 그 부분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초심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목표는 당연히 1부리그 진입이다. 박인혁은 “무조건 승격해야 한다.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 한국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강조하신다”라면서 “팀 목표는 있지만 올해에는 개인 목표를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경쟁을 이겨내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을 뿐”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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