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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대표팀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출처 | 국제배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왜 김연경(32·엑자시바시)이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인지를 증명했다. 부상을 안고 뛰면서도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

김연경은 지난 9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아시아대륙예선 조별리그 3차전 카자흐스탄과의 경기 도중 복부 통증으로 벤치로 물러났다. 팀의 주축 자원인 그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대표팀에 악재였다. 휴식일인 이튿날 현지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고, 복근에 이상을 확인했다. 대표팀 주장인 그는 자신의 몸상태보다 팀의 성적을 더 걱정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만과의 준결승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연경을 대신해 여러 선수들을 고루 투입하면서 결승전을 대비했다.

지난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시립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김연경의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연경이 대표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부상중인 그의 출전 여부는 경기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태국전 직후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결승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고, 어제 많이 힘든 밤을 보냈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복근 부상으로 인해 전날 대만전에서 결장했던 김연경은 보란듯이 태국과의 결승전에서 레프트로 선발출전했다. 그리고 매 세트 공격을 주도하면서 양 팀 최다인 22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완승에 앞장섰다. 김연경은 태국의 추격이 거세질 때마다 타점 높은 공격으로 경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부상중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복근이 찢어진 상태다. 한국 가서 자세히 검사해서 구단과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찢어졌으니까 (경기중에)아팠다. 그래도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관리 잘해주셨다. 진통제 있으니까 그거 먹으면서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도 부상 투혼을 펼친 김연경을 치켜세웠다. 코트 안에서 경기력보다 그를 통해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데 대해 더욱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김연경이 그냥 주장이 아니라, 한국의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는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항상 모두가 똘똘 뭉치게 단합하는 역할을 해주는데, 그게 우리에겐 아주 중요하다. 그저 배구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이자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이전 두차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던 김연경에게 2020도쿄올림픽은 특별하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좋게 마무리됐다. 밥상 차린거 숟가락만 얹은 느낌인데, 도쿄를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면서 “예선전도 좋은 경기력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올림픽에서도 일 한번 낼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올림픽 가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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