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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 영. 사진 | MLB.com 캡쳐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스토브리그’.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으로 계약 갱신, 트레이드 등 각종 이슈가 발생한다. 다양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는 시기인 만큼 이색 계약도 눈길을 끈다.롯데에 새 둥지를 튼 안치홍(30)은 KBO 리그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계약을 맺으며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옵트아웃 바이아웃 조건이 포함된 2+2 형태로 도장을 찍었다. 이는 한국보다는 메이저리그(ML)에서 자주 통용되는 계약 방식이다. 안치홍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기 위해 몸무게도 5kg 감량하며 기량 향상 의지를 드러냈는데, 실제로 ML의 FA 계약 역사를 살펴보면 ‘체중 감량’을 계약 조건에 삽입하는 경우도 있었다.2008년 보스턴과 계약을 맺은 커트 실링은 1년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몸무게와 관련된 인센티브 조항을 추가했다. 계약 기간 동안 총 6차례 불시에 진행되는 구단의 몸무게 검사에서 기준치인 104㎏보다 적게 측정될 경우 그때마다 33만 3333달러(한화 약 3억 8500만원)씩 최대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를 받는 조건이었다. 필라델피아 외야수 델몬 영도 ‘체중 감량’ 항목을 넣어 계약을 맺은 케이스 중 하나다. 영은 지난 2013년 1년 연봉 75만 달러(약 8억 원)짜리 계약을 맺으면서 275만 달러(약 29억 원)의 옵션도 챙겼다. 이 중 60만 달러(약 6억 4000만원)는 구단이 설정한 수치만큼 체중 감량에 성공했을 경우 지급 받는 ‘보너스’ 금액이다. 당시 영의 몸무게는 약 109㎏였는데, 구단은 104㎏ 이하까지 감량하길 원해 해당 조항을 추가했다.몸무게 외에도 다양한 조건들이 가미된 이색 조항들이 늘 있다. 거주 국가나 지역을 옮기는 선수들의 경우 자신의 가족들을 위한 조건을 함께 내걸었는데, 지난 2005년 토론토와 5년 계약을 맺은 A.J 버넷은 구단에 가족을 토론토로 실어나를 리무진을 해마다 8번 왕복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버넷의 집인 메릴랜드 주 몽톤과 토론토까지는 약 716㎞로 승용차를 이용했을 때 8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일본 투수 구로다 히로키는 LA다저스와 FA 협상을 하던 당시 식구들의 원활한 미국 정착을 위해 자신의 통역은 물론 가족 통역을 함께 요구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끼워넣었다. 기량 향상을 위한 조건을 내건 이들도 있다. 카를로스 벨트란은 뉴욕 메츠와 계약할 때 구단 측에서 시력 개선 장치를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구단은 시속 241㎞의 볼이 나오는 피칭 머신을 준비해뒀고, 색깔이 있는 테니스공엔 숫자가 적혀있어 벨트란이 타격 훈련을 하며 자신의 시력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왔다.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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