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연예인이 아닌 전문가가 방송가를 주름잡는 시대가 왔다.

과거 가수에서 배우로, 배우에서 MC로 영역을 넓힌 만능엔터테이너들이 활약하는 방송가였다면, 최근에는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가들이 대중들과 호흡하며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게 엔터테인먼트 전체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물론, 또 다른 스타 탄생의 기대를 불러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력한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사람으로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슈스스’(슈퍼스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이상의 엔터테이너로 활약했다. 더욱이 지상파와 케이블은 물론 유튜버로도 활약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내다보며 전 세대와 소통하는 특별한 인물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백종원과 한혜연에 대해 “특별한 재능을 성실함과 겸손함으로 더욱 빛을 낸 인물이자 노력하는 인물”이라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 방송인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점은 확실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편안한 이미지도 큰 역할을 했다. 2020년에도 이들의 활약이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연스럽게 지난해에 두 사람은 시상식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SBS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외에 JTBC ‘양식의 양식’,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을 이끌고 있는 백종원은 ‘SBS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또 MBC ‘나 혼자 산다’, ‘언니네 쌀롱’에 출연 중인 한혜연은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멀티테이너상을 수상했다.

백종원과 한혜연 두 사람 모두 방송시상식에서 수상에 대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힙(hip)한 인물로 꼽히고 있는 두 사람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들었다.

◆음식, 먹거리를 넘어 문화 그리고 우리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있는 백.종.원

상상 그 이상의 파급효과다.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만드는 콘텐츠는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는 등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게 했다.

첫 시작은 ‘집밥 프로젝트’였다. 외식 문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반찬 및 요리를 소개했다. 더 나아가 전세대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타 방송들 역시 백종원을 주인공으로 한 음식 예능을 속속 선보였다.

처음 대중들에게 ‘배우 소유진의 남편’으로 인식됐던 그는 자연스럽게 ‘방송인 백종원’이라는 타이틀이 익숙해질 만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먼저 백종원은 지난해 ‘SBS 연예대상’ 시상식의 공로상 수상에 대해 “감사하다. 방송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현재 출연 중인 SBS ‘골목식당’은 시청률 두 자릿수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와 화제성 그리고 우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각 식당의 문제 케이스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 사라진 골목상권을 찾게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함께 열광하고 웃게 했지만, 간혹 분노를 샀던 경우도 있었다. 더 나아가 창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며,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백종원은 “그동안 방송을 하면서 순기능을 깨달았다. 방송의 힘을 잘 못 이용하면 독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좋은 점도 많다는 점이다. ‘골목식당’을 통해 나 역시도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이러한 점을 잘 알고, 그 역할을 잘 해낸다면 좋은 것들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이것이 방송을 하는 보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방송의 순기능은 참여하는 사람과,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희망을 보는 그림이었던 것 같다. 단순히 골목 상권을 돕는다는 것이 주인이나 제작진만 뿌듯한 것이 아닌, 그들의 성장과정을 보는 시청자들도 함께 기쁨을 느끼고 열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면은 최근 방송된 ‘맛남의 광장’에서 강원도 농가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를 신세계 그룹이 구입, 또 다른 활로를 마련한 것 또한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그는 “어느 순간 우리는 모든 것에 무관심하거나 극단적으로 대치를 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방송을 통해)모든 사람이 함께 만들고, 기뻐하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2002년 월드컵 때 함께 응원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더니 “농어민이나 축산업의 어려움을 공감하며 같이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쪽으로 나뉘는게 아니라, 방송을 보면서 공감하고 고민하는 함께의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기획하고 계속 선보이는 백종원의 2020년 포부는 무엇일까. 그는 “포부가 뭐가 있겠냐.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곧 “미래의 계획은 없다. 하지만 늘 하면서 가는 거다. 거창한 포부보다는 늘 해 왔던 것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그림들이 나오게 된다”며 성실함을 더욱 강조했다.

덧붙여 “‘골목식당’을 통해 외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가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있었다. 또 이 순기능을 활용하면 지역의 특상품을 만들 수 있고, 이것이 관광상품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 나의 눈높이에선 관광자원을 생각해 보니 먹거리 및 지역 상품을 잘 개발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까지도 생각하게 되더라. 갖고있는 잠재력이 많은 만큼,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들을 만들고 싶다”며 사업가적인 면모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내이자 배우인 소유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백종원이 마음껏, 편안한 마음으로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중에 하나는 아내의 내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소유진 역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가운데, 백종원의 방송을 모니터하는 것은 물론 스타일리스트까지 자처하며 모든 것을 챙기고 있다. 백종원은 “항상 ‘고맙다’는 말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매번 돌아다닐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나는 행복하게 생각한다. 아내가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며 모든 공을 돌렸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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