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들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모두 즐기자고 마련한 축제의 장에서 스스로 불명예를 자초한 격이다.

SBS, KBS, MBC 지상파 3사는 매해 ‘가요대전’, ‘가요대축제’, ‘가요대제전’ 등 연말 가요제를 개최한다.

해당 축제에서 가수들은 본인들의 무대 뿐 아니라 깜짝 컬래버레이션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번엔 마냥 웃을수만은 없었다.

가장 먼저, 지난 25일 진행된 ‘2019 SBS 가요대전’에서는 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사전 리허설을 하다 무대 밑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얼굴에 부상을 입고 손목, 골반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최근 컴백한 레드벨벳은 4인조 활동이 불가피해졌고 웬디는 입원치료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SBS는 무성의한 사과문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이외에도 SNS 계정에 레드벨벳 무대를 발랄하게 소개했다 삭제하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에이핑크

이에 이틀 뒤인 27일 진행된 ‘2019 KBS 가요대축제’는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쓰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에이핑크 무대를 강제로 종료시켰다는 의혹이다. 마지막 댄스 브레이크 구간을 남겨둔 채 무대가 끝나버렸기 때문에다. 여기에 정은지, 손나은도 SNS에 아쉬움을 토로했고 팬들은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다음날에서야 KBS는 “에이핑크를 홀대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과했다.

2019년의 마지막을 마무리, 31일에 방송한 ‘2019 MBC 가요대제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김재환의 무대에서 현장 음향 문제로 무대가 단축됐다는 것이다. 엉뚱한 구간의 곡이 나와 모두가 당황했고, 김재환은 프로다운 모습으로 무대를 마치긴 했지만, 어수선한 상황들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에 MC 장성규는 “잠실타워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좋게 말해 생방송의 묘미”라고 표현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장성규는 재차 사과했다.

이렇게 지난해 연말가요제들은 각기 다른 문제를 야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방송사고에 부상까지, 충분히 조금 더 신경썼더라면 방지할수 있었던 문제들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피 땀 흘려가며 준비한 가수들의 무대까지 퇴색되어버리는 셈이다. 방송이 끝난 후 각종 논란들만 그림자처럼 남아버렸다.

지난해에는 지상파 3사가 스스로 자존심을 구겨 연말가요제의 존재 자체를 되묻게 하기도. 일년여가 남은 가운데 올해 연말에는 다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BS, K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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