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10년차' 김영권 "롱런 비결은 간절함 덕분…김민재는 최고의 파트너"[단독인터뷰]
    • 입력2019-12-30 07:00
    • 수정2019-12-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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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영권이 지난 28일 부천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부천 | 정다워기자
[부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축구대표팀 부동의 수비수 김영권(29·감바오사카)은 올해 국가대표 10년 차를 보냈다. 두 번의 월드컵과 A매치 78회라는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의 이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이로 30세인 김영권은 1990년대 중후반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고, 2001년생 이강인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베테랑이 됐다. 2010년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감독이 6번이나 바뀌고, 기성용과 구자철 등 런던올림픽 세대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지만 김영권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하다. 201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을 거치면서 김영권은 벤투호 수비의 중심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28일 부천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김영권은 “생각해보니 오래 하긴 했다. 그래도 아직 3~4년 정도는 더 하고 싶다. 센추리클럽 가입은 꼭 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롱런의 비결, 간절함 덕분”
10년간 A매치 78경기 기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 해 평균 8경기 가까이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다. 붙박이 이미지가 강한 구자철조차 76경기에 그칠 정도다. 김영권과 함께 대표팀을 오갔던 또래 센터백들의 모습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자취를 감췄다. 김영권은 다르다. 다양한 지도자가 오가면서도 김영권은 주전에서 빠진 적이 거의 없다. 그는 “친구들이 많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힘들 때면 자신을 놔버리는 경우가 많다. 저는 어려울 때에도 꾸준하게 제 할 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묵묵하고 간절하게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많은 것을 이뤘지만 김영권의 도전은 계속된다. A매치 100경기 출전을 통한 센추리클럽 가입과 월드컵 세 번째 진출 목표가 있다. 김영권은 “지금은 은퇴 생각이 없다. 가까워질수록 100경기 생각이 많이 든다. 가입하면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2020년에 최대한 많이 뛰어 2021년에는 가입하고 싶다. 큰 부상이 없다면 다음 월드컵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포토]밝게 웃는 대표팀의 김영권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김영권이 16일 오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일전을 대비해 훈련을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2019. 12. 16.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영권
한국 김영권.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2019 한국과 중국의 경기. 2019. 12. 15.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가 반갑다”
김영권의 서열이 올라간 사이 김민재와 황인범, 나상호, 황희찬 등 ‘96세대’가 주류에 올랐고, 이강인, 백승호 같은 어린 선수들도 등장했다. 김영권은 “대표팀이 신선해졌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 같다”라면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아져 좋은 것 같다. 이들이 잘 못하면 문제지만 잘 성장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요즘 젊은 선수들은 김영권이 데뷔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그는 “당시 저는 말 한 마디 못 했다. (박)지성이형, (안)정환이형, (김)남일이형이 있었다. 말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선수들은 그래도 밝고 명랑하다. 그 와중에 선배들을 존중한다. 소위 말해 싸가지 없는 행동도 안 한다. 유럽에서 큰 선수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국적이다. 겸손하고 건방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이제 저도 베테랑이 됐으니 역할을 해야 한다. 주장인 (손)흥민이가 힘들어 하기는 하는데 당연하다. 주장은 원래 가만히만 있어도 힘들다. 저는 흥민이를 도와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만들어주고 싶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김민재, 역대 최고의 파트너”
김영권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조명 받았던 2018년과 달리 올해를 조용하게 한 해를 보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등장 때문이었다. 김영권은 “민재는 플레이가 역동적이고 눈에 띈다. 자연스럽게 저는 조력자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제 입장에서는 덜 조명 받는 지금이 좋다”라면서 “민재는 한국 축구에 필요한 존재다. 더 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0년간 자리를 지킨 김영권은 수많은 센터백 파트너들을 경험했지만 김민재가 최고의 짝이라고 평가했다. “좋은 선수들과 많이 호흡을 맞췄는데 큰 편차 없이 늘 비슷하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민재는 다르다. 확실히 최고의 파트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제가 라인을 조율하고 민재는 자유롭게 튀어나가 공을 차단한다. 둘다 빌드업이 괜찮고 발도 빠른 편이라 좋은 조합이 나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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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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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과 손흥민이 지난 3월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파주 | 배우근기자

◇“벤투 감독 향한 믿음, 선수들은 확고하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주전 자리를 지킨 김영권은 ‘벤투호’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선수들 생각은 다르다. 김영권은 “아시안컵에서 부진했던 게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본다. 대표팀을 이끌며 안 좋은 이야기를 듣지 않을 감독은 없다. 내부에서 느끼는 것과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다르다”라며 선을 그은 후 “제가 좋아하는 축구 스타일이라 잘 맞는다. 팀 운영 자체도 체계적이고 유럽축구의 좋은 면을 경기장 안팍에서 많이 배우게 된다. 선수들은 확실히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신뢰가 깨지면 안 된다. 우리는 서로 믿고 있다. 의심의 여지는 전혀 없다”라며 벤투 감독을 향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2020년, ACL 진출이 목표”
김영권은 2017년 선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난해에는 월드컵 독일전 주역으로 최고의 1년을 보냈다. 반면 2019년은 큰 일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다. 김영권은 “지난 2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차분하게 보낸 것 같다. 저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 그게 좋은 것 같다”라며 돌아봤다. 새해 목표도 다르지 않다. 위기 없이 지나가는 게 중요한 때다. 김영권은 “3월부터 월드컵 2차예선이 시작한다. 후반기부터는 최종예선도 있다. 많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이겨내고 올라가야 한다”라며 대표팀에서의 각오를 밝혔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의 성적도 중요하다. 김영권은 “올해에는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다. 한 시즌을 안 나갔더니 굉장히 오래 쉰 것 같다. 허전하더라. 소속팀 성적이 좋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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