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라쓰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드라마 흥행 조건으로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의 호흡도 주요하지만 작가의 필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때문에 스타 작가가 나서는 작품은 톱배우 조합 못지않게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는데, 흥행력은 물론 다소 이색적이기까지 한 작가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달 방송하는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요식업계 대기업 회장과 그 아들로 인해 아버지 죽음을 겪은 주인공이 이태원에 가게를 차리며 벌어지는 도전기를 그린다. 지난해 다음 웹툰에서 조회수과 매출액 모두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끈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KBS2 ‘조선로코-녹두전’, 영화 ‘시동’ 등 웹툰이 원작인 작품이 꾸준히 인기를 모으면서 ‘이태원 클라쓰’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박서준, 김다미, 유재명 등 배우들도 탄탄한 라인업으로 채워져 내년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데, 집필은 광진 작가가 맡아 더욱 주목 받게 됐다. 광진 작가는 원작 웹툰 작가로 2016년 1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이태원 클라쓰’를 연재한 장본인이다.

그 어떤 스타 작가라고 할지라도, 원작 작가만큼이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잘 구현해낼 수 있는 대체자가 또 있을까. 특히 웹툰 작가들은 그림은 물론 이야기 기획, 편집 등을 소화해야하는 만큼 수준급 필력까지 요구되는 위치다. 때문에 광진 작가로 인해 ‘이태원 클라스’ 스토리가 더욱 풍성하고 섬세하게 그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화사 ‘쇼박스’가 제작하는 첫 번째 드라마이기도 해 완성도에도 호기심을 더한다.

연상호

2월 출격을 앞둔 tvN ‘방법’집필은 영화 ‘부산행’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이 맡았다. 연상호 감독은 그동안 ‘염력’, ‘서울역’ 등으로 감독을 넘어 집필까지 맡으면서 작가로 활약해왔다. 특히 ‘부산행’으로는 연출, 각색, 극본까지 맡아 흥행을 이끌며 전천후 영향력을 발휘했다. 탄탄한 기획력과 참신한 필력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이기에 드라마 집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새 대표작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작품 줄거리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은 거대한 악과 싸운다는 이야기로 평범하지 않은 전개가 예상된다. 주역은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등 내공 깊은 배우들로 이뤄져 연상호 감독과의 시너지 또한 기대되고 있다.

연상호 감독에 앞서, 영화 ‘스물’,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도 드라마 집필에 도전해 호평받은 바 있다. 지난 9월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로 펜을 잡은 이병헌 감독은 개성넘치고 공감을 안기는 문장들로 매 회 명대사를 낳았다. 시청률은 화제성에 못 미치는 1%대에 머물렀지만 이병헌 감독의 독특한 필력과 연출력이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질 수 있던 기회였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연출과 각본을 맡는다. 황동혁 감독 또한 자신의 작품들에서 각본도 도맡아온 터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미 대중적으로 연출력과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와 감독들이라,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 여부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어떤 결과를 낼지는 방송 후 알 수 있겠지만, 본래의 분야를 넘어 다른 영역에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업계에 자극점이나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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