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예능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스포츠 콘텐츠가 부활하고 있다. 각본 없는 이야기, 스포츠 정신이 지닌 감동과 재미에 방송가도 푹 빠진 모양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쏜 건 ‘축구’다. 지난 6월 첫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는 경쟁이 치열한 주말 예능 시간대에 시청률 6~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오합지졸 조기 축구팀을 꾸리는 내용을 담은 ‘뭉쳐야 찬다’는 안정환, 허재 등 ‘스포테이너’들의 ‘허당미’ 넘치는 활약에 힘입어 인기 예능으로 발돋움했다.

흥행은 이에 못미쳤지만 ‘축구 구단 운영’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호평을 받은 KBS2 ‘으라차차 만수로’가 시즌2를 기약하며 종영했고, 이천수를 주축으로 연예인 축구단의 풋살 도전기를 그린 SBS플러스 ‘다함께 차차차’가 방영 중이다. 특히 지난 2005년 1기부터 2014년 6기에 이르기까지 매 시즌 많은 인기를 얻은 KBS2 ‘날아라 슛돌이’가 내달 7번째 시즌으로 돌아올 예정이어서 스포츠 예능의 전성기를 더욱 실감케 한다.

축구로 부활한 스포츠 예능은 분야를 확장하고 비인기 종목에 주목하는 등 변주 중이다. 씨름, 농구, 마라톤까지 새로운 콘셉트의 스포츠 예능 콘텐츠가 속속 등장한 것. 경량급 씨름 선수들의 천하장사 도전기를 그린 KBS2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이 대표적이다. 씨름이란 스포츠 종목이 영광의 자리에서 밀려난지는 오래됐지만, 모래판 위에서 경량급 선수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스피디한 연출과 만나 ‘왜 이 희열을 이제 알았지?’라는 시청자들의 기분 좋은 아쉬움까지 사고 있다.

‘씨름의 희열’ 최재형 CP는 “스포츠예능이라고 하지만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리얼리티는 아니다. 아직 씨름 선수들이 시청자들에겐 낯설기 때문에 종목 자체에 집중하려 했고, 이런 지점이 씨름의 재미를 더 잘 보이도록 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서장훈이 농구 코트로 돌아오는 SBS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 지성 등 배우들의 이탈리아 피렌체 국제 마라톤 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tvN ‘런(RUN)’도 방송을 앞뒀다. 다소 침체에 빠져있는 한국 농구의 부활과 최근 현대인들의 러닝 트렌드에 집중한 마라톤을 새해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내세우겠다는 포부다.

스토브리그1

스포츠 열풍은 드라마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13일 첫 방송된 남궁민 주연의 SBS ‘스토브리그’가 그것이다. 과거에도 야구 선수를 소재로 그린 작품은 많았지만 ‘스토브리그’처럼 경기장 밖에서 더 치열한 야구단 운영과정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처음이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자문과 지원을 받아 리얼리티까지 높이면서 실존하는 프로야구 구단 팬들의 감정이입도 끌어냈다.

‘출발 드림팀’(1999)부터 ‘날아라 슛돌이’(2005), ‘천하무적 야구단’(2009) ‘우리동네 예체능’(2013) 등 스포츠는 방송가 단골 소재였지만 리얼리티, 관찰 예능 등에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2019년, 다시 스포츠 열풍이 부는 현상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시 스포츠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가 가진 대중성과 게임성에 최근 떠오르고 있는 스포테이너들의 활약이 더해져 다양한 분야와 포맷으로 확장 중이다. 당분간 방송가의 스포츠 열풍은 계속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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