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이 우리 곁을 떠난지 2년이 지났다. 꽃같던 젊은 청춘을 떠나보내고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고, 또 자성의 목소리도 냈지만 2년이 흐른 현재 여전히 연예계는 웃지 못한다.

18일 SM TOWM 공식 SNS에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SM 측은 무대 위에서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종현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도 함께 공유했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한 종현은 2017년 12월 18일 27세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종현은 생전 샤이니 멤버로서뿐 아니라 솔로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라디오 DJ로서의 역량을 입증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음악으로 팬들과 함께 했기에, 그의 사망 소식은 많은 이들을 슬프고 아프게 했다.

종현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 올해에만 대중은 세 명의 젊은 별들을 떠나 보냈다. 종현과도 절친한 소속사 식구인 설리(본명 최진리)가 지난 10월 25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 말했던 구하라(28)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설리의 죽음 41일 만에 스러졌다. 여기에 지난 3일, 촉망받던 신인배우 차인하(본명 이재호)가 27세의 젊은 청춘을 뒤로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며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스타의 죽음은 마치 내가 잘 아는 이의 죽음처럼 충격이 크다. 10대 때부터 무한경쟁을 내면화하는 아이돌 산업, 데뷔 후 끝없이 견뎌내야 하는 악플들과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되는 여성 스타들, 그리고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매체들까지. 2년간 스타들의 죽음이 대중에게 남긴 메시지는 여전히 무겁다.

설리 구하라 차인하

종현을 보내고 지난 2년간 화려한 연예산업 이면에 스타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꾸준히 일었고, 실제로 기획사와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들의 우울증에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여왔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더뎌질 때쯤 설리를 시작으로 구하라, 차인하까지 떠나보내자 이젠 ‘사회적 비극’이라는 비통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은 “지금도 여전히 고인들을 향한 악플이 계속되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치열한 경쟁현장에 던져지고 외부에 노출된 스타들은 그 누구보다도 정신질환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스타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종현의 죽음 이후 이러한 목소리가 커졌지만, 올해 세 명의 젊은 스타들을 또 떠나보내고도 아직 그 원인과 향후 조치에 대해 ‘악플’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안타까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연예계에 곪았던 오랜 상처와 마주하며 불편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 평론가는 “종현의 가족이 설립한 재단법인 ‘빛이나’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안타까운 일들을 막으려는 여러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고, 국가기관들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 무엇보다 아이돌 사이에서 본인들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라고 봤다.

특히 젊은 스타들의 안타까운 선택을 통해 2030세대의 정신건강에 대해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물론 설리나 구하라의 경우 여성혐오적인 측면에서도 바라봐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연이어 안타까운 비보를 접하며 공통적으로 대중이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한 고충을 인지하고, 이들의 우울증, 공황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 전보다 이전보다 유해진 측면이 있다”며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생겼고, 특히 젊은 층의 정신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이, 판타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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