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근 사무국장
유영근 천안시청 사무국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친 뒤 천안시청축구단의 머플러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이용수기자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실업리그 천안시청이 베테랑 프론트를 중심으로 프로화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K리그3~4(3~4부) 참여를 일찌감치 확정한 천안시청은 꾸준히 프로화를 노렸던 팀 중 하나다. 지난 3월에는 프로축구단 행정에 잔뼈 굵은 유영근 사무국장을 영입하며 프로화의 포석을 다지고 있다. 유 국장은 지난 2005년부터 경남과 안양 등에서 행정의 모든 부서를 경험한 축구계 베테랑 프론트다. 그는 한때 젊은 열정을 쏟아부으며 응원했던 부산의 서포터즈 P.O.P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축구가 좋아 축구계에 몸담기 시작한 그의 시간은 어느 새 14년이 흘렀다.

경남 사무국에서 사회 초년을 시작한 유 국장은 지난 2012년까지 다양한 부서를 경험했다. 주로 홍보마케팅을 담당했지만 축구단 특성상 다양한 업무 능력을 가져야했기에 일손이 필요한 부서의 일을 처리했다. 프로구단에 있으면서 지역밀착을 위해 다양한 사업도 시행했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한 연속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유 국장은 “스킨십 프로그램은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만 보고 결정한다. 이런 탓에 장기적인 사업을 하지 못했다. 2012년도 STX 그룹의 후원이 4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면서 장기적인 사업을 하지 못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인기구단으로 올라가는 시기였는데 사업이 단발성으로 끝나면서 아쉬웠다”라고 떠올렸다.

가장 기억남는 순간으로 2012년도를 꼽기도 했다. 유 국장은 “당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스플릿리그 전용 유니폼을 만들었다. 원래 조주형 디자이너가 작업한 게 아까워서 다 살리자는 의미로 공개한 것이다. 여기에 스플릿A 진출이라는 의미를 담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도록 화제를 만들었다. 더구나 극적으로 스플릿A 진출을 이뤄 검정색 유니폼을 입었기에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유영근 사무국장
FC안양에서 근무했던 유영근 사무국장. 제공 | 본인

경남과 안양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유 국장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해 2022년 프로화를 약속한 천안으로 향했다. 당시 그가 천안을 선택할 때만해도 천안시는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유치를 이 추진 중이었다. 성공 유무에 따라 프로화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도착했을 때 천안시청은 프로화에 대한 준비가 전무했다. 유 국장은 “내가 잘못 알고 왔나 싶었지만 구단의 책임자로서 구단의 포지션을 바꾸는 게 급선무였다. 프로화에 대해선 천안시와 청사진을 그렸다.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수익구조 다각화로 고민하고 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차근히 진행하고 있다”며 “가장 먼저 한 게 프로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과정이었다. 프로화에 실패했던 원인들을 제거하면서 팀 인지도를 1%라도 높이려고 매일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유 국장이 천안에 내려간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서포터를 만나는 일이었다. 그는 “구단의 진짜 주인은 팬이라고 생각한다. 조직화 된 팬들은 서포터밖에 없다. 우선 팀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까이 다가갔다. 방향성에 대해서도 서포터와 공유가 돼야 발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유영근 사무국장
유영근 천안시청 사무국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하고 있다.

천안시청은 최근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타이거 마스크’ 김태영 감독을 선임했다. 유 국장은 “팀 리빌딩을 비롯해 의식의 프로화를 감독 교체로 효과를 얻으려 했다. 김 감독의 인지도는 구단이 가진 큰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 스타급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기 때문에 지도자라도 스타로 선임하려 했다. 게다가 수년간 지도자 생활하며 많은 준비를 한 김 감독 역시 작은 클럽을 조금씩 성장시키고 싶어하는 의지가 우리와 맞아떨어졌다”면서 “무엇보다 성장 의지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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