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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대표.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인테리어 디자이너 조희선 꾸밈바이 대표는 연예인들 집을 가장 많이 고친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20년 동안 활동하며 유준상, 김명민, 김태균, 소이현, 박성호 등 연예인들의 집을 고쳐 유명세를 탔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인테리어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리빙 잡지 촬영을 시작으로 한단계씩 성장해 지금은 SBS ‘좋은 아침’ 인테리어 코너 MC, 신한대 공간디자인학과 특임교수, 홈쇼핑에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을 판매하는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의·식·주 중 식문화에 이어 주거문화의 시대가 열려 기쁘다는 조희선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아직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랫동안 자리했던 합정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망원동으로 이전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위한 장을 펼칠 준비를 마친 조희선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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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대표.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최근 인테리어 쇼핑에 관한 책을 냈는데.

‘더 퍼스트 인테리어 쇼핑’이라는 책으로 지난 2015년에 낸 책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새롭게 펴냈다. 2015년에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지금은 1인가구까지 포함시켰다. 5년 전과 비교해서 한국에는 리빙 브랜드들이 굉장히 다양해졌다. 그로 인해 그만큼 더 결정하기가 쉽지않은 시대가 됐다. 그래서 좀더 친절하고 디테일하게 쇼핑에 대한 선택의 포인트를 알려드리고 싶었다. 여러분의 쇼핑메이트가 되기 위해 만든 책이다.

-왜 쇼핑 책일까?

일단 리빙 시장이 커졌다. 외국의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가 한국에 다 들어와있다. 외국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제품이 너무 많아졌다. 저렴한 브랜드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공존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은 다양해졌지만 문제는 선택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취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취향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 인테리어 일을 20년째 하고 있지만 매번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의 연속이다.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책을 통해 취향을 찾아갈 수 있다. 20년 동안 제품을 매의 눈으로 보고 선택해온 노하우를 친절한 언니의 마음으로 전해드리겠다.

-인테리어 감각을 키우기 위한 노하우를 알려달라.

적절한 컬러 믹싱이 중요하다. 레드를 포인트로 하고 싶다면 모든 물건을 레드로 하면 촌스럽다. 작은 것에 포인트를 줘 전체적으로 레드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세련돼보인다. 같은 컬러라도 질감을 달리하는 방법도 있다. 소재를 다르게 하면 같은 컬러라도 색다른 연출이 된다. 또 늘 강조하는 것이 조명이다. 여배우의 조명발 이야기를 하는데 집도 조명에 따라 굉장히 달라진다. 요즘에는 전기공사를 하지 않아도 충전해서 쓰는 조명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몇 만원으로 공사 없이 간단하게 조명을 설치할 수 있다. 향기도 중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구입해 집에 두면 공간의 느낌이 달라진다.

-합정동에서 망원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어떤 포부가 담겨있을까?

9년전에 다큐멘터리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때 60세가 되면 어떤 일을 할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는 60세에 집 앞에서 작은 지물포를 하며 벽지를 골라주겠다고 대답했다. 그때는 내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줄 몰랐고 지상파 방송에서 MC를 할 줄 몰랐다. 또 홈쇼핑에서 내 이름을 걸고 제품을 선보이게 될 줄도 몰랐다. 지금은 10년 후 무엇을 할 것 같냐는 질문을 받으면 할 대답이 생겼다. 주거문화와 관련해 여러가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그런 실험 장소가 필요했는데 좋은 기회에 개그맨 박성호씨 부부와 의기투합해 망원동에 연립을 개조해 공간을 만들었다. 반지하는 사무실로 쓰고 1층은 디자이너, 작가들과 기획하고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공작소로 쓰려고 한다.

-반지하 창문으로 길을 오가는 행인들이 보이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망원동은 재미있는 동네다. 오랜 동네 주민도 있고 외국인도 있고 노인도 있고 유모차도 많이 지나간다. 동네를 오가는 분들이 이 공간을 들여다보면서 눈으로 감각을 익히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2층에는 디자이너, 작가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거나 고가 브랜드를 전시해 놓으려고 한다. 동네분들이 직접 지갑을 열어 구매하지 않더라도 눈으로 보고 즐기시기를 바란다. 리빙 문화의 가치를 알려나가는 일을 위해 노력하겠다.

-20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어떤 책임감이 생겼을까?

최근에 논현동이 하이엔드 리빙숍의 메카로 변화하고 있다. 그 주변으로 디자이너 브랜드가 모여든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중심에서 더 멀어졌다. 골목에 있어 대중들이 더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다. 또 돈을 벌고 싶은 욕심보다 좋은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 제안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대부분 거절했다. 나는 리빙 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 뜻을 같이하는 디자이너들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자신감도 생겼다. 얼마전 이 곳에서 벼룩시장을 열었는데 인스타그램에만 공지했는데 무척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내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다는게 기쁘고 앞으로 어떤 일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방송, 강의, 현장지휘, 출장 , 출판기념회 등 강행군하고 계시는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방송 때문에 베트남 출장을 다녀왔고 얼마전 제주 출장도 다녀왔다. 또 지금도 공사 현장에서 계속 살고 있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언제 쉬느냐는 말이다. 최근 세 달 동안 단 하루도 쉰 적이 없다. 그러나 당분간은 방전될 때까지 열심히 달려가려고 한다. 완전히 방전되고 나면 그때 쉬면서 충전하면 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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