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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왼쪽), 안치홍. 제공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분위기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포지션 변경도 구단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고, 다른 선수 협상 과정과 비교하는 것도 실례다.”

KIA가 프리에이전트(FA) 김선빈(30) 안치홍(29)과 협상 프로세스를 공개했다. 외부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포지션 변경과 타구단 FA와 몸값 비교 모두 ‘사실무근’으로 간주했다.

KIA 조계현 단장은 12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어제(11일)도 두 선수를 만났다. 얘기는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금액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협의가 필요하다. 조 단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주고 받지는 않았다. FA시장이 상황 등 여러가지가 맞물려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단계가 아니라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진행 상황은 나쁘지 않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갖고 있는 상징성만으로도 구단이 이들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행히 두 사람도 KIA에서 계속 뛰기를 원하고 있다. 조 단장은 “계약은 선수 본인들의 가치다. 다른 구단 상황이나, 선수들의 계약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포지션 변경 문제도 마찬가지다. 여러 경로를 통해 김선빈과 안치홍을 주전 유격수와 2루수가 아닌 1, 2루 자원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찬호 등 성장 길목에 있는 유망주들을 주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 구상은 구단의 큰 그림과는 거리가 있다. 아직은 베테랑들이 필요한 팀이다. 조 단장은 “(김)선빈이와 (안)치홍이의 역할은 분명하다. 만약 포지션 변경을 하더라도 감독이 선수에게 얘기를 먼저하고 선수가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게 순서”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무작정 포지션을 옮기라고 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된다.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게 맞다. 그 후에 기록을 확인하고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가 해야하는 역할은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판단하는 게 맞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이 선수들을 파악할 시간도 필요하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해야 선수들의 움직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포지션 이동을 논하는 것 자체가 성급하다는 게 구단 생각이다. 조 단장은 “윌리엄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플로리다로 바로 합류한다. 그때나 돼야 (포지션 관련) 얘기가 조금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아꼈다.

두 사람과의 계약은 2020 시즌 재도약을 노리는 KIA의 마지막 과제다. 최근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드류 가뇽과 애런 브룩스를 영입했고 프레스턴 터커와 재계약도 해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쳤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상징성이 큰 선수들이다. 때문에 계약 장기화는 구단과 팬들 입장에서 답답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서두를 이유는 없다. ‘재계약’이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이루기까지 이견을 좁혀야 한 마음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조 단장도 “빨리 계약을 마무리 짓고 싶다”며 두 사람의 잔류를 희망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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