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국민가수’ 김건모는 빅뱅 전 멤버 승리와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SBS 일요일 간판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다시 쓰는 육아일기’(이하 ‘미우새’)를 통해 ‘예능스타’로 우뚝 섰다. ‘미우새’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자신의 개별 활동을 널리 알리며 프로그램과 서로 ‘윈-윈’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도 닮았다. 그리고 부정적인 이슈가 터진 직후 ‘미우새’에 커다란 시련을 몰고왔다는 점도 비슷하다.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의혹으로 연일 강제소환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피해자를 주장하는 이가 나타나 ‘미투운동’처럼 이어지고 있다. 법적 책임을 떠나 일단 ‘국민가수’의 이미지엔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건모가 과거 유흥업소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지난 9일 A씨는 김건모를 강간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돈은 바라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공개사과를 원하고 방송에서 두번다시 보고 싶지 않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가로세로연구소는 10일 ‘김건모 추가 폭로 피해자 격정 고발’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김건모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또다른 여성 B씨와 관련한 내용을 밝혔다.

이 방송에 따르면 B씨는 매니저로 당시 술집에서 김건모의 파트너와 옆방에서 언쟁을 벌이다 폭행을 당했다. 이는 2007년 사건으로 방송에서 공개한 제보자 B씨의 의무기록에는 안와상 골절, 두통 등의 기록이 적혀 있었다. B씨는 이같은 사실을 발설하면 안된다는 협박을 김건모로부터 받았고, 소문이 나면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없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B씨는 “괴물같은 사람이 천진난만한 순수한 청년처럼 나오는 것에 대중들이 속고, 제가 아닌 피해자한테 꽃뱀이라고 하는게 저는 보고 싶지 않다. 돈을 바라고 나온 것도 아니고 여자한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일요일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미우새’는 김건모의 이런 논란이 이미 크게 불거진 직후인 지난 8일 방송에서 결혼을 앞둔 김건모가 프러포즈를 준비과정부터 예비신부를 위한 세레나데를 하는 과정까지 공개했고 만남과 결혼에 대한 러브스토리도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미우새’ 방송 강행은 제작진과 김건모의 혐의와 이번 의혹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했다. 예능 등에 많이 출연하지 않던 김건모는 ‘미우새’를 통해 늦깍이 예능새내기로 우뚝 선, ‘미우새’가 만든 대표적인 스타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우새’가 ‘김건모 방패막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고, 양측은 사실상 ‘운명 공동체’가 된 양상이었다.

그러나 ‘미우새’ 측은 ‘프로포즈 방송’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에 대한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 없이 조용히 가수 김건모의 하차 수순을 밟고 있다. 11일 ‘미우새’ 측은 “이번주 방송분에서 김건모의 분량이 없다. 추가 촬영 계획도 없다”라고 밝혔다.

‘미우새’가 출연진 때문에 곤혹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준영도 출연한 적이 있는 이 프로그램이 지난 2018년 만들어낸 최고의 스타는 ‘승츠비’ 승리였다.

‘미우새’는 버닝썬 사태의 도화선이 된 ‘승리의 클럽 사업’을 대대적으로 간접홍보해준 바 있다. ‘위대한 승츠비’라는 부제를 붙여 그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화려한 클럽 파티를 여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그가 운영하는 라면 가게까지 소개하며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굳건히 하는데 기여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