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언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이시언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09년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시언은 tvN ‘응답하라 1997’(2012)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해오던 이시언은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솔직 담백한 싱글 라이프를 공개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시언은 그동안 보여온 유쾌한 이미지를 벗고 11일 개봉하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김하라 감독)를 통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음주로 전날 밤 기억이 사라진 이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에서 정호 역을 맡아 연기 도전과 함께 첫 주연을 맡게 됐다.

-‘아내를 죽였다’에 어떤 매력을 느껴 출연하게 됐나?

시나리오를 본 뒤 해보지 않았던 연기 톤이었기에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새로운 모습이라 하기에는 거창한 것 같고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한번도 안해봤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하고 싶었다. 잘할 수 있어서 선택했다기 보다는 이런 것이 있다면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연기 변신을 하니 어땠는지?

당연히 어려웠는데 재밌었던 것 같다. 안해봤던 부분을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신나 즐겁게 잘 촬영했다. 큰 예산의 영화도 아니라 시간도 부족했는데, 어떻게든 모든 장면을 오래 촬영했다. 저는 고민 자체를 하는 연기를 보였던 적이 없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인지도도 높아지고 이전보다 많은 작품의 출연 제안을 받을 것 같다.

사실 작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웃음) 제가 정하는 입장은 아니다. 예전처럼 오디션을 보지는 않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제 선택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고르지는 않았다. 선택 받는 입장이다. 시나리오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MBC ‘W’ 때도 오디션을 네 번이나 봤었다.

-연기 도전도 하지만 여전히 ‘나 혼자 산다’ 속 친근, 유쾌한 이미지가 크다. 괴리감이 크지는 않나?

엄청 많다. 생각보다 그런 일들이 많다. 길을 가다 어떤 아저씨께서 “이시언, 왜 인사 안해?”라고 말하신 적도 있다. 알고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사신다더라.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왜 먼저 인사를 안하냐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얼굴이 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래도 되는 캐릭터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피하려고 한다. 나이를 듣고 놀라시는 분들도 많다.

-그렇다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일까?

연기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언제쯤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들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그래도 아직은 연기를 그만 두란 얘기는 없어서 다행이다.

이시언
배우 이시언. 사진 | kth 제공

-데뷔작에서는 비교적 큰 역할을 했는데 그 이후 작은 역할을 하며 힘들지는 않았는지?

데뷔작에서 선배들이 이것을 끝나면 주연을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시는 것을 들었다. 한편으로는 ‘에이, 설마’ 했었는데 롤러코스터였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했다. 정말 안 풀렸을 때 ‘응답하라 1997’을 만났던 것은 확실하다. 그 당시 데뷔하면 더 힘들다는 얘기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었다. 다들 TV에 나오면 잘 사는 줄 아시는데 그것은 아니다.

-힘들었던 당시 가장 힘이 됐던 이는 누구인가?

그 시간 동안 너무 많은데 ‘응답하라 1997’을 할 때 서인국과 술을 많이 마셨다. 사실 그 당시 tvN이 지금의 tvN은 아니었다. 한 번은 정말 힘들다고 운 적이 있었다. 우리가 이것을 해서 잘 될 수 있을까, 안되면 돈도 없고 서른이 넘었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근데 인국이가 정말 강단 있게 “형, 이거 무조건 잘 되고 형이랑 나랑 무조건 잘 될거야”라고 했다. 그게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을 쳤다. 진짜 잘될 것 같은 느낌을 줬고,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힘이 됐다. 지금도 너무 아끼고 좋아한다.

-평소에 이시언을 향한 댓글을 자주 보는 편인지?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많이 보는 편이다. 안볼 수가 없다. 기사도 모두 본다. 사실 좋은 것은 기억이 잘 안나고 안좋은 것만 기억이 난다. ‘나 혼자 산다’ 멤버들도 서로 “너는 악플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에 대한 것은 악플만 보인다.

-배우가 된 뒤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

작품을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든데 끝나고 모니터를 할 때는 ‘정말 배우하길 잘 했구나’한다. 항상 반복인 것 같다. 배우가 됐기에 ‘나 혼자 산다’도 했다고 생각했다.

tru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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