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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믿고 듣는’ 크러쉬가 돌아왔다.

크러쉬는 지난 5일 정규 2집 ‘From Midnight To Sunrise(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를 발매했다. 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치한 앨범으로 새 정규앨범은 무려 5년 6개월만이다. 더블 타이틀곡인 ‘With You(위드 유)’와 ‘Alone(얼론)’을 포함해 총 12곡이 실렸다. 딘, 자이언티 등도 피처링으로 합세해 지원사격을 했다.

크러쉬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긴장되고 설레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 앨범의 준비 기간만 3년 정도 걸렸다. 그만큼 앨범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는 후회가 없다. 다만 그동안 싱글이나 EP 단위로는 꾸준히 해왔는데 정규앨범은 5년만이다보니 부담감에서 오는 걱정은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규앨범을 발매하기까지 걸렸던 시간은 크러쉬에게도 큰 자양분이 됐다. 그는 “이 앨범은 나의 일기장과도 같다. 실제로 일기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음악적인 정체성이나 여러가지 가치관들도 바뀌면서 준비가 더 길어졌다”고 소개했다. 또 내년이면 20대의 끝자락에 서는 크러쉬는 “이번 앨범으로 20대의 종지부를 찍는 느낌이다”며 허심탄회한 소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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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 ‘나빠’, ‘잊어버리지마(Feat.태연)’, ‘가끔’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크러쉬. 그는 “2016년 정도까지만해도 음악적으로 다이나믹하게 힘을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앨범을 준비하면서 그런 강박을 벗게 됐다. ‘어떻게 지내’ 떄부터는 오히려 힘을 빼고 그래야 음악의 잔향이 더욱 짙어진다는걸 깨달았다”라며 “이번에도 노림수를 가지고 만들었다기보다는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스코어에 상관없이 음악을 들어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할거 같다”라고 말했다.

직접 곡을 만드는만큼 크러쉬의 저작권 역시 많은 화제를 모은다. 가장 효자곡은 무엇일까. 그는 “요즘은 제대로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잊어버리지마’를 제일 좋아해주시는거 같다”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사랑받는 이유에 물으니 한참을 고민하다 “좋은 음악을 내는 그 모습을 좋아해주시는거 같다”라고 밝혔다.

새 앨범에는 가수 크러쉬 뿐 아니라 청년 신효섭의 꿈도 담겨있다. 마지막 트랙에 실린 ‘잘자(Feat.자이언티)’는 크러쉬가 미래의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그는 “언제부턴가 내가 결혼을 해서 아빠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의 2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수 있을까, 아빠는 20~30대때 어땠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고 이런걸 고민하다가 음악으로 만들게 됐다. 평소엔 반려견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는거 같다. 최근에 반려견이 눈병에 걸렸는데 눈물이 났다. 그런 지점에서 곡 작업에도 힌트를 많이 얻었다”라며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된다면 친구 같은 아빠가 되는게 꿈”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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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크러쉬는 6년간 몸담았던 아메바컬쳐를 떠나 싸이가 설립한 피네이션에 새 둥지를 틀었다. 크러쉬는 “콘텐츠가 중요한 세상인데 진두지휘를 잘 해주시는거 같다. 이번 앨범도 굉장히 좋아하고 만족해하셨다. 사운드적인 측면이나 편곡이나 모든 측면에 대해 다 잘 알고 계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앨범 완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만족했다.

새해면 20대의 마지막인 29살이 되는 그는 서른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로 주저없이 ‘건강’을 꼽았다. 새 앨범 스트레스로 6kg이 빠졌다는 크러쉬는 “새 앨범을 준비하며 스트레스가 있었나보다. 일부러 뺀 게 아닌데도 살이 많이 빠졌다.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고 싶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게 중요한거 같다. 내가 지금 당장 아프거나 이런건 아니지만 정말 요즘에는 건강이 소중하다는걸 덕 깨닫고 있는 시기다. 식습관, 수면패턴 모두 엉망이었는데 제대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크러쉬는 “연말에는 콘서트로 열심히 보낼거 같다. 새 앨범이 나오니까 콘서트를 이번에 처음으로 3일동안 한다. 음악적으로 보여드릴수 있는 모든 부분들을 보여드릴수 있을거 같다. 신곡을 포함해서 기존곡들도 그렇고 무대와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새 앨범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차트 스코어에 상관 없이 좋은 음악들이다. 이렇게 음반을 내면서 ‘이건 정말 좋은 음악입니다’라고 한 적이 없는데 자신할 수 있다. 꼭 들어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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