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07151998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팀 훈련을 진행하며 선수들을 살피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유럽파가 빠지는 동아시안컵에서 ‘벤투의 남자’가 새로 등장할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월 일정을 출발한다. 오는 11일 홍콩과의 맞대결로 시작해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연패 도전에 나선다. 타국에서 외롭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2015년, 2017년과는 달리 이번 대회는 부산에서 홈 팬들의 응원을 힘에 업고 치러진다. 최근 축구 굴기를 내세우는 중국(15일)과는 물론, 언제 어디서 만나도 치열한 일본(18일)과의 일전도 예정돼 있어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다. 벤투 감독 역시 안방에서 부임 이래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향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 11월 소집 명단과 비교해보면 공격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당시에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이강인(발렌시아),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재성(킬),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최정예 멤버로 선발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전력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은 공식 A매치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구단의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역대 대회를 살펴봐도 소속팀에서 시즌이 한창인 유럽파들은 제외되는 게 보통이었다. 이번에도 23명의 선수는 K리그를 비롯해 슈퍼리그(중국), J리그(일본) 등 아시아권 팀 소속으로 대부분 꾸려졌다.

선수 기용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벤투 감독이지만, 전력에 큰 폭의 차이가 생긴 만큼 변화는 불가피하다. 대회를 앞둔 벤투 감독 역시 “새로 발탁된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예전에 소집되고도 활약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새 얼굴들을 향한 실험을 예고했다. 특히 지난달 치른 2경기에서 초호화 공격진을 갖고도 답답한 경기를 하며 비판이 일었던 터, 3경기까지 늘어난 A매치 무득점 기록을 깨기 위해서라도 득점 해갈을 위한 여러 시도를 해볼 가능성이 크다.

K리그1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보경(울산)과 문선민(전북)이 대표팀에서 2019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김보경은 올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하며 ‘제2의 전성기’를 증명했고, 문선민도 처음으로 10골-10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윤일록(제주)은 자신의 국제대회 활약이 내년 행선지를 좌우할 수 있기에 더 중요한 무대다. 생애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영재(강원)에게도 인상적인 쇼케이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