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김재환, 한일전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야구대표팀의 박병호와 김재환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도열해 인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홈런왕’ 박병호(33·키움)가 김재환(32)의 메이저리그(ML) 도전에 응원을 보냈다. 만만치 않은 여정이 되겠지만 큰 무대에서 쌓은 경험은 스스로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큰 자양분이 된다는 게 박병호의 생각이다.

김재환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소식을 들은 박병호는 “선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매우 중대한 도전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김)재환이의 선택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ML 미네소타에 입단 해 두 시즌을 뛴 박병호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입장이라 조언하긴 좀 그렇다”면서도 “ML은 ML이다. KBO리그와 전혀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토] 김재환-박병호, 오랜만이야~
두산 김재환이 23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4회 안타로 출루해 박병호와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스로 내세울 수 있는건 ‘나도 ML에서 뛰어봤다. 홈런 12개를 때려냈다’는 정도라며 자세를 낮춘 박병호는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인만큼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 재환이는 프리미어12 때 얘기를 나눠보니 예전부터 ML에서 뛰고 싶은 꿈을 키웠다고 하더라. 어렵게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스스로도 큰 결심을 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을 것이다. ML에 입단할지, 입단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정해진 게 없다. 불확실에 도전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도 없는데 어쨌든 선수는 그 선택을 했다. 그렇다면 일단 응원을 보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급히 포스팅에 참여해 ML에 진출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김재환도 내년에나 도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태극마크 영예를 누리며 얻은 프리에이전트(FA) 보상일수 축소 덕분에 한 해 앞당겨 추진하게 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스윙도 간결하고 파워로도 ML 선수들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ML에 입성하면 잘 할 것”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현지에서는 홈런 시대에 걸맞는 스윙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지만 주력과 수비가 약해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거포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과 싸워야 한다.

김재환
2018 KBO 시상식이 19일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렸다. 두산 김재환이 MVP로 호명된 후 박병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세대 코리안 빅리거인 최희섭(KIA코치) 이후 박병호와 김현수(LG) 강정호(전 피츠버그) 황재균(KT)등 KBO리그 출신 야수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연착륙에 실패했다. 불의의 부상과 음주운전 파문 등으로 자멸한 강정호를 제외하면 현지 적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막연히 ML에 가고 싶다는 열정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상당히 많다는 의미다.

성실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김재환의 성향과 빠른 공에도 밀리지 않는 힘을 고려하면 ‘무난하게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시선도 있다. 이동거리와 시차적응, 훈련의 90% 가량을 혼자 해야한다는 점 등이 KBO리그 선수들이 ML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요소로 꼽힌다. 박병호는 “가서 몸으로 부딪혀보면 장·단점을 알 수 있다”는 짧고 굵은 말만 남겼다. 그러면서도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인생을 건 도전에 나선 후배에게 이러쿵 저러쿵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하는 게 현 단계에서 동료들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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