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전북모라이스감독,좀더공격적으로!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이 1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진행된 K리그1 2019 20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최영준에게 작전을 전달하고있다. 2019.07.10.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우승하지 못했다면 원인은 영입 효율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찾았을 것이다. 2019년 전북의 영입 점수는 박하게 줄 수밖에 없다.

전북은 올해 극적으로 K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수성했다. 마지막까지 2위로 추격하다 울산이 스스로 미끌어지는 바람에 우승을 차지했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이 부임 후 3연패를 자신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간 시즌이었지만 K리그 우승 트로피 하나라도 건진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조기 탈락하고 FA컵마저 놓쳤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우승이었다.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전북은 영입 시스템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전북은 원래 외국인 선수 영입운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이다. 매 시즌 영입에 100% 만족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이미 다른 팀에서 검증된 국내 선수들을 대거 데려와 써먹지 못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결함을 찾을 수 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선수들이 대거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12억원에 육박하는 비싼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은 시즌 도중 포항으로 임대를 떠났다. 모라이스 감독의 외면을 받으며 포항 유니폼을 입은 최영준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포항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었다.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저렇게 잘하는 선수를 왜 안 썼냐’는 궁금증이 나올 정도의 미스터리였다.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좋은 기량을 보여준 한승규도 K리그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발로는 겨우 9번 출전할 만큼 존재감이 부족했다. 서울과 포항을 상대로 결정적인 골을 넣은 후에도 중용되지 않았다. 백업 스트라이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이근호 역시 제주로 임대를 보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데려온 김승대도 사실상 후보 선수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이비니, 호사 등도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고액연봉자인 티아고는 계륵 그 자체였다. 그나마 K리그1 MVP 후보로 우승을 이끈 문선민과 수비수 김민혁, 그리고 후반기에 합류한 권경원 정도가 제 몫을 했지만 사놓고 안 쓴 선수가 너무 많은 시즌이었다. 말 그대로 ‘역대급’으로 영입 효율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적료와 연봉을 따지면 수십억원을 투자한 것을 감안할 때 영입 점수는 낙제점에 가깝다.

여름 이적시장 행보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전북은 김신욱 이적 후 스트라이커 자리에 공백이 생겼는데 경남과의 제리치 영입전에서 밀리고 말았다. 가장 필요했던 포지션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영입에 실패했고, 대신 데려온 김승대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당연히 후반기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쓰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과감하게 베팅하고 반드시 데려와야 하는 포지션에는 정작 발을 빼는 아쉬운 행보였다. 올해에는 모라이스 감독 1년차였고, 복수의 선수는 사령탑이 확정되기 전 영입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협화음은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ACL 우승을 노리는 전북이 이 정도로 심각하게 영입에 실패한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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