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타다 에어 RV
 제공 | VCNC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타다 운영사 VCNC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가 김경진 의원(무소속)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등 현재 타다 불법 논란에 강하게 대처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벤처 1세대 이재웅 대표의 강공

IT 벤처 기업 대표가 현역 의원을 고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표도 스스로도 생애 처음 형사고소를 해봤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의원이 방송 출연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기업가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사기꾼, 범법자, 조직적 범죄자 집단’같은 막말을 하고 ‘대통령과 유착’등 허위사실을 이야기해서 대통령의 명예는 물론 국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공익과 관계없는 공직자의 막말을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저는 사법처리가 좋은 문제 해결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형사고소는 평생 처음 해봅니다). 막말과 가짜뉴스로 국민의 인격권을 훼손하는 발언을 반복하는 국회의원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쏘카는 지난달 김 의원을 명예훼손, 모욕죄, 공무상 비밀누설,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 의원은 발의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을 발의한 현역 의원 중 한 명으로, 그간 보도자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차례 타다를 ‘불법 콜택시 영업’으로 단정 지었다. 이미 검찰에 기소돼 타다 영업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로서는 법원의 판결에 앞서 타다를 불법으로 낙인찍은 김 의원의 행동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재웅 쏘카 대표
이재웅 쏘카 대표

◇ 연이은 강경 발언... 물러설 곳 없는 타다의 ‘배수진’

이 대표가 정치권에 맹공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설마 했는데, 혁신 모빌리티를 금지하고 택시의 틀에서만 혁신하라는 국토부 김현미 장관, 박홍근 의원의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시키기로 여야 합의했다고 보도가 나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라며 “왜 김현미 장관과 박홍근 의원은 대여 자동차로 사회 편익을 증가시키고 있는 타다를 실패한 택시회사가 되라고 하는 걸까요? 타다가 택시업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 비록 1년밖에 안된 상황이지만 조사라도 먼저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정부에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강공(强攻)에 대해 다소 지나치지만 필요한 발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검찰 기소 건이 타다 서비스의 존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타다로서는 여객운수사업법에서 11~15인 이상이 탑승하는 승합차는 기사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활용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불법이라고 낙인 찍힐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했던 럭시, 풀러스, 콜버스 등도 국내 규제에 막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는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행동이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다리다 사라지는 선례들을 보아 온 이 대표가 정면 돌파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해외서는 우버·그랩·고젝 급성장

서비스 형태는 다르지만 차량공유 서비스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됐다. 우버(UBER)는 미국에 우버 전용 승강장(Uber Station)을 두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댈러스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본사와 제 2본사를 각각 유치했다.

아시아의 ‘우버’ 그랩(Grab)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이크를 중개해 택시처럼 사용하는 O2O 모빌리티 서비스 ‘고젝(Go Jek)’도 어느새 기업 가치가 10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법 틀 안에 묶여 스마트폰을 활용한 O2O 서비스들의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 당장 타다가 차량을 렌트하고, 협력업체를 통해 드라이버를 호출하는 현행 ‘타다 베이직’이 불법으로 판명날 경우 1400대의 타다 베이직 차량과 9000명의 드라이버 생계가 막힐 수 있다. 타다가 정부에 기여금을 내고, 그 기여금으로 정부가 택시 면허를 사들여서 타다에 빌려주는 방식의 타다 프리미엄은 타다 베이직을 흡수할 만큼 증차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타다 베이직의 불법 판결은 타다와 쏘카에 치명상이 될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재웅 대표가 강경하게 발언하는 것이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동종 업계 종사자로서는 이 대표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해외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의 현주소를 좀 더 냉정하고 투명하게 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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