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겸 CCO_2
1세대 게임사 대표로 여전히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겸 CCO가 ‘리니지2M’을 소개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한국 게임업계의 신화로 여전히 현직에서 활약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이 김택진 대표가 또다시 ‘리니지2M’으로 게임업계의 한 장을 열었다.

김택진 대표가 게임 개발 총괄인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창의력책임자)로 진두 지휘한 리니지2M이 지난달 27일 출시돼 4일만인 1일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한국 게임사에 또하나의 변곡점을 찍었다.

PC 온라인게임 시대와 모바일시대를 가로지른 리니지 IP가 PC와 모바일의 크로스플랫폼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리니지2M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만 아니라 PC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퍼플’로 본격적인 크로스플레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퍼플은 엔씨소프트의 크로스 플레이(CrossPlay) 서비스다. 퍼플은 디바이스와 플랫폼 제약이 없는 완벽한 크로스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때문에 리니지2M은 작은 화면에 구현되는 모바일게임이지만 4K UHD(Ultra-HD)급 해상도의 풀 3D 그래픽으로 개발됐다. 또한 터치 조정을 넘어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조작 시스템과 게임 플레이 화면스트리밍 기능이 들어가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내놓은 리니지M의 2년 6개월여의 장기 집권을 스스로 넘어서며 매출 1위에 올랐다. 자기 자신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주요 매출처인 구글의 게임관련 최고 매출 순위를 보면 1위에 리니지2M, 2위에 리니지M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넷마블이 개발 서비스하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7위, 리니지2M 12세 버전이 14위 등 20위권에 리니지 IP가 4개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택진 대표의 분신인 리니지 IP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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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 광고에 등장한 김택진 대표

특히 여전히 현역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택진 대표와 리니지 IP는 한국 게임산업의 변곡점마다 의미있는 성과를 내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택진 대표는 1998년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개발한 ‘리니지’로 그래픽 기반 다중 접속 온라인 RPG의 최고봉에 올랐다. 그리고 5년 뒤인 2003년 당시 최고의 그래픽을 내세운 리니지2로 3D MMORPG 시대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한국 게임산업에 두번의 큰 획을 그은 김 대표는 이후 잠시 게임을 넘어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였다. 게임 포털 시장 진출을 위해 ‘플레이 엔씨’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아이온’과 ‘블레이드 앤 소울’까지 성공시키며 PC온라인 MMORPG에서는 김택진을 넘어설 상대가 없었다.

이때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넥슨과 협업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넷마블의 도움으로 경영권 강화는 물론 리니지2 IP로 넷마블과 협업을 통해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을 확인했다.

모바일게임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개발보다 사업에 중점을 뒀던 과거 시간을 되돌리려는 듯 2016년 개발 조직을 모바일 시대에 맞춰 소규모화한 ‘캠프, 시드’ 구조로 바꿨다. 개발 조직을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에 오르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놨다.

이어 2017년 6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 출시 이후 국내 매출 1위(구글 플레이 기준) 자리를 2년6개월 여간 지켰다. 그리고 또 다시 리니지2M으로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그것도 모바일과 PC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새로운 장을 연 리니지2M로.

이러한 성과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개발에 참여하며 R&D(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엔씨는 최근 3년 동안 신작 게임 개발과 미래 신기술 R&D에 대한 투자로 직원의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말 2300명에서 2018년 말 3458명으로 50.3%(본사 기준)가 증가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70%가 개발 인력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서 리니지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리니지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일선에서 뛰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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