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신약개발 ‘직구’ 던진 SK…’최초’가 갖는 의미
    • 입력2019-12-02 03:03
    • 수정2019-12-0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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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이정수 기자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지난달 22일 SK바이오팜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차세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에 대한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엑스코프리 허가는 SK바이오팜이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1~3상 임상시험 등 모든 개발과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한 후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업체가 ‘기술수출(판권이전)’을 선택하지 않고 독자개발해 FDA 허가까지 성공한 것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그간 신약개발로 국가 신성장동력에 꼽혀온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은 이른바 ‘원칙’처럼 여겨져 왔다.

신약개발 사업은 수년, 십수년에 걸쳐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이미 한미약품과 신라젠을 통해 경험했듯이 어렵사리 개발을 추진해도 효과·안전성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약개발 성공이 100% 보장되지도 않는다.

설령 개발까지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해외 판매 인프라를 새로 확보해야 하고, 시장성을 갖춘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은 부족하다. 연 매출액 5000억원을 넘는 제약사가 10여개에 그치는 국내 산업 환경에서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은 유일한 출구이자 대안으로 통했다. 비교적 비용 부담이 낮은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초기 임상까지만 달성한 후 해당 약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면서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단적으로 연매출이 1조원대에 이르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그룹은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집중하고 있고, 산업 내에서는 이달 중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브릿지바이오를 비롯해 아이디언스·에스티팜 등 초기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을 주 사업으로 삼는 업체도 다수 생겨났다.

다만 기술수출만으로는 국내 업체가 글로벌 제약사로 온전히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미 전 세계에 진출해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매출액이 많게는 수조원대에 달하는 글로벌 신약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SK바이오팜이 ‘변화구’ 대신 ‘직구’를 던진 것은 이에 근거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여기에 오기까지 실패한 과제가 수없이 많다”는 말로 독자개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SK는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기 위한 지름길을 과감히 선택했다.

SK바이오팜은 ‘최초’라는 영광을 차지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엑스코프리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과감히 독자개발 여부를 가늠해보는 계기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미국시장에서 엑스코프리에 대한 실질적인 매출·이익 성과가 입증돼야 한다.

다만 이를 통해 독자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그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SK바이오팜과 달리 중소형 제약사와 일반적인 바이오벤처는 현실적으로 기술수출을 부득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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