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박경이 쏘아올린 ‘음원사재기’ 의혹에 대해 래퍼 마미손이 이를 풍자하는 디스곡으로 힘을 보탰다. 마미손이 26일 공개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가사에는 ‘별거 없더라 유튜브 조회수, 페북으로 가서 돈써야지’ ‘천 개의 핸드폰이 있다면’, ‘여름에도 발라드 틀고 싶어’,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등 음원사재기나 음원차트 현실을 직접 꼬집고 있다. 또 성시경과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 김간지(본명 김준영) 등도 음원 사재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경이 지난 24일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이 날을 거듭할수록 확대되고있다. 실명을 거론된 가수 전원은 박경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관해 법적절차에 따라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브와 송하예 측은 27일 고소장을 접수하며 본격적인 다툼도 시작됐다.

한쪽은 음원사재기를 의심하고 있고 다른 한편은 강하게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 말하는 음원사재기는 바이럴 마케팅까지 포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일정 부분 구분을 짓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음원사재기는 수많은 음원 플랫폼 아이디를 확보해 해외 서버를 통해 속칭 스트리밍을 돌리는 불법적인 행위이고 바이럴 마케팅은 커뮤니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홍보를 하는 방식이다.

‘음원 사재기’의 경우에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실체가 드러난 적은 없다. 2013년에는 SM, YG, JYP, 스타제국 등이 서울중앙지검에 디지털 음원 사용 횟수 조작행위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숀과 닐로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에 나섰지만 “데이터 분석만으로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고 결론을 내기는 어려웠다. 음원의 경우 출판업계 사재기와 달리 행정기관이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사실상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반면, 바이럴 마케팅이라 불리는 행위는 구독자가 많은 페이지나 채널에서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나 추천 영상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리스너의 선택으로 이어져 음원 순위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이제 일반화된 홍보 방식이고 모든 바이럴 마케팅이 의심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음원차트를 보면 특정 장르와 일정한 규칙에 맞는 제목과 가사를 가진 음원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고 그 이유로 바이럴 마케팅을 꼽고 있다. 또 바이럴 마케팅 업체가 이를 위해 음원 제작단계부터 관여하면서 음원 수익까지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가 음원차트에서 커질수록만 의혹도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노하우라고 하기에는 과연 이런 노출이 실제 음원차트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냐는 의문이 존재하고 이 과정에서 편법이나 불법적인 음원 사재기가 동원 되지 않겠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 업체를 이용한 기획사들도 “우리는 바이럴 마케팅만 이용한 것”이라면서도 다른 업체를 이용한 가수에 대해서는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모든 바이럴 마케팅이 음원 사재기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분명 둘을 따로 놓고서 지금의 음원차트 현상을 설명하기도 힘들다. 또 바이럴 마케팅 자체에 불법이나 편법도 존재할 수 있다. 현재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들도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고 말 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기에 향후 음원사재기를 수사하거나 확인할때는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루어져야 대중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경은 분명 가요계 판도라 상자를 열었고 판은 충분히 펼쳐졌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불법적인 음원사재기 뿐만 아니라 바이럴 마케팅의 실체도 확실하게 밝혀지길 기대해 본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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