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1998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가 2000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이상훈(오른쪽). 스포츠서울 DB

최향남
최향남(왼쪽)이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워크아웃이 끝나고 필라델피아 스카우트와 악수하고 있다.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시스템은 지난 1998년부터 시행됐다.

역대 최고액 1~3위는 모두 일본 선수다. 다르빗슈 유가 지난 2011년 5170만 달러(620억원)로 텍사스에 입단하면서 역대 최고액에 매겨져 있다. 이어 마쓰자카 다이스케(2006년·5111만 달러 보스턴), 이가와 게이(2007년·2600만 달러 뉴욕양키스)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선수는 올해 빅리그 데뷔 이후 첫 타이틀 홀더(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12월 포스팅을 통해 2573만7737달러(300억 원)를 받으면서 LA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는데 전체 4위에 해당한다. 이전까지는 원소속구단이 포스팅비를 모두 가져갔다. 한화 구단은 당시 류현진의 포스팅비로 홈구장 및 서산구장 리모델링에 활용하는 등 간판선수를 내주는 대신 거액을 품어 환경을 개선했다.

류현진이 포스팅 역사에 남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준비다.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2011년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을 맺은 그는 빅리그 구단에 일찌감치 자신의 잠재력과 시장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다수 스카우트가 그를 보기 위해 한화 경기를 찾았고 류현진은 2012년 평균 구속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슬라이더나 커브 등 다채로운 볼 구사율을 높이면서 스스로 빅리그 선발투수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이후 강정호가 2014년 피츠버그에 입단할 때 500만 2015달러(58억 원)를, 이듬해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지닌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갈 때 1285만 달러(151억 원)를 각각 넥센(현 키움)에 안겼다.

[포토] 류현진 \'FA계약은 에이전트에 일임, 전 운동만...\'
류현진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다만 1990년대엔 이처럼 포스팅을 염두에 둔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한 시절이었다. LG 시절 ‘야생마’로 불린 투수 이상훈은 1997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에 임했는데 보스턴이 제시한 60만 달러가 최고 응찰액이었다. LG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상훈은 일본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2002년 두산 진필중은 아예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해 말 재도전했지만 응찰액이 2만5000달러에 그쳐 협상을 진전하지 못했다. 그해 삼성 임창용도 65만 달러 헐값에 그쳐 빅리그 꿈을 접었다. 그러다 ‘풍운아’로 불린 당시 롯데 최향남이 2009년 단 101달러 포스팅 비용으로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한국 선수가 포스팅으로 미국 땅을 밟은 첫 사례였다. 당시 롯데는 해외 진출 의지가 강했던 최향남을 사실상 조건없이 풀어주기로 약속하면서 101달러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울고 웃을’ 한국 선수 포스팅 역사를 더듬었을 때 김광현은 어떠할까. 지난해 KBO와 ML 사무국이 한·미 선수계약협정을 개정, 이전과 규정이 달라졌다. 이전엔 비공개 입찰로 가장 많은 금액을 적은 구단이 단독협상권을 가졌다. 이젠 프리에이전트(FA)처럼 다수 구단 제안을 받은 뒤 선수가 선택할 수 있다. SK 구단이 가져가는 포스팅 금액은 계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ML 구단이 선수에게 보장한 전체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면 SK는 20%를, 2500만 달러를 초과해 5000만 달러 이하면 2500만 달러의 20%에 초과 금액 17.5%를 더해 지급한다. 김광현은 5년 전 포스팅에 처음 도전했을 때 200만 달러 응찰액을 적은 샌디에이고와 연봉 협상이 더뎌지면서 철수한 적이 있다. 미국 ‘팬그래프닷컴’은 김광현을 FA 선수 42위로 평가했는데, 최근 40위권 투수 연평균 계약 규모는 500만 달러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김광현의 몸값을 최대 1500만 달러(176억 원)로 예측하는 매체도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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