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임다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스떼압~”, “짝짝스~” 이 유행어를 안다면 당신은 인싸!

안본 사람은 몰라도 한 번 본 사람은 계속 찾는 방송. 아프리카 BJ 겸 유튜버 임다TV(28 본명 강기정)가 매일 밤 10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고 있다. 생방송을 시작한 지 이제 갓 3년 차지만 타고난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133만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이 속도로 간다면 올해를 넘기기 전 150만명을 찍을 기세다.

임다는 최근 뜨거운 인기를 방증하듯 오는 12월 27일 열리는 아프리카TV 시상식에서 토크BJ 부문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쟁쟁한 후보 속에서 유력한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다. 톡톡 튀는 방송 콘텐츠와 하이 텐션 진행력이 매력으로 꼽히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의외로(?) 침착하고 진중한 모습에 더 호기심이 생겼다.

임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BJ를 떠올리면 유쾌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방송 속 모습과 달리 진지하고 과묵한 BJ들이 많아요.(웃음) 아무래도 방송 전까지 많은 준비를 하고 방송 때는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방송이 없을 때는 말을 잘 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가끔은 공허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

특히 방송 진행에 있어 맺고 끊는 게 확실하고 유쾌한 말투가 웃음 포인트가 되곤 한다. ‘스떼압’, ‘짝짝스’라는 유행어가 생겨난 데 대해 “‘스떼압’은 ‘스톱(STOP)’을 재밌게 하다 보니 탄생한 유행어예요. 방송을 하다가 편집점을 잡기 위해 외치기도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 외치기도 해요. ‘짝짝스’는 BJ 킹기훈님이 술집에서 손바닥을 치면서 주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재밌어서 가져온 말이에요. 브리지로 사용하는데 많은 분들이 재밌어해주시더라고요 (웃음)”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송마다 흘러나오는 BGM은 타이밍이 적절하기도 하고 생기를 불어넣는다. 온라인상에서는 임다를 두고 ‘BGM 잘 트는 BJ’라는 표현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는 “BGM 선곡도 전부 직접 하고 틀어요. 어느 정도 방송을 하다 보니까 적절한 타이밍에 맞는 음악을 틀 수 있게 됐어요. 방송 중간중간 슬레이트를 치는데, 정말 편집을 위해 시작한 건데 노출이 간혹 되다 보니까 시청자들이 저만의 특징으로 생각해주시는 거 같아요”라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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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의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말솜씨는 타고났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아주 어릴 때부터 앞에 나가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장기자랑이 있다하면 무조건 참여했어요. 중학교 때는 힙합을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공연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게 명확하게 있는데 공부만 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빨리 예대에 가고 싶어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어요. 18세에 부산예대에 진학해서 20세에 졸업했고, 그때부터 MC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어요. ”

끼와 재능을 타고났고 남들보다 진로를 먼저 정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산에서 돌잔치, 각종 행사 MC 일을 하면서 적은 페이와 외로운 객지 생활로 회의감에 빠졌다. 임다는 “당시 월급이 70만원 정도였는데 인센티브를 받아도 월세를 내면서 객지에서 생활하고 있던 때라 생활이 어려웠어요. 또한 MC 세계가 위계질서가 심하고 술자리 문화도 있어서 더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방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그는 “MC 회사에서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일을 배울 때 메모를 많이 했는데 욕심이 생겨서 방송을 켠 상태로 연습을 해봤어요. 몇 번 하다 보니까 방송에 흥미가 생겼고 본격적으로 ‘내 방송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MC 일을 할 때는 항상 선배들한테 ‘MC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된다’, ‘너무 하이톤의 목소리라 안된다’ 등의 말을 들으며 혼났는데 그게 싫었어요. 표현을 광범위하게 할 수도 있는 건데 틀에 박힌, 선배들의 스타일을 따라 해야 하는 그런 굴레를 벗어나고 싶었고 방송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찍 진로를 정하고 부딪쳐본 게 감사하다는 그는 “MC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이 있었고, 계획을 세우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일찍 사회 경험을 해봤고, 실패도 해봤어요. 사실 KBS 개그맨 시험도 3번이나 봤는데 탈락의 고배를 마셨어요. 그래도 지금 이렇게 제가 잘하는 콘텐츠를 녹여 방송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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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한 임다는 가장 듣고 싶은 말로 “그냥 임다 같은 사람”을 꼽았다. 임다는 “많은 BJ가 있고 MC들이 있지만 차별화된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누구처럼 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자신마다 색깔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색을 찾는 게 좋은 거 같아요. 틀을 배우는 건 좋지만 스타일을 따라가는 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가치관을 전하기도 했다.

임다는 아예 색다른 콘텐츠와 ‘성대모사 대회’, ‘반전 사진 대회’, ‘임다를 웃겨라’, ‘임다를 그려라’, ‘끝말잇기 대회’ 등의 고정적인 콘텐츠 방송을 주로 하고 있다. 콘텐츠를 생각해내는 게 가장 고민이라고 털어놓은 그는 “다른 BJ들의 콘텐츠를 보고 참고하기도 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려고 매일매일 고민해요. 시청자들의 댓글도 모두 꼼꼼히 읽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일주일 단위로 방송 계획을 세운 다음에 진행해요. 아이디어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고충인 거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이젠 BJ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이 됐다. 고수입을 올리고 유명세로 많은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임다는 “생방송이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요. 아직까지 큰 논란과 실수는 없었지만 항상 최대한 문제없이 방송하려고 노력해요. 방송 중에 실시간으로 어린 친구들이 정말 심한 욕을 할 때도 있는데 그동안 계속 참다가 한계에 이르러서 법적 처벌까지 하려고 했어요. 결국 용서하고 넘어갔는데 이런 예처럼 힘든 순간이 찾아오기도 해요. 또 정치적인 색깔이라든지 한쪽으로 치우치는 언행은 신경쓰고 있어요”라고 소신을 전했다.

간혹 자비 없는 욕설에 상처받기도 하지만 호감 이미지를 구축해 그를 응원하는 팬이 더 많다. 임다는 “댓글을 보면 악플보다 선플이 많아서 항상 감사해요. 댓글 중에 몸이 안 좋아서 병상에 있었는데 제 방송을 보고 다시 힘을 되찾았다는 내용이 가장 가슴에 남아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끼는 거 같아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팬미팅을 한 번 했고 사인회도 했는데 팬들을 직접 만나니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조만간 또 한 번 팬미팅을 할 예정인데 벌써 기대가 되네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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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이야기가 나오자 고마운 마음을 계속 표현했다. “오늘날의 제가 있기까지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곁을 지켜주는 거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른 크리에이터나 BJ들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 다른 크리에이터를 좋아하다가 탈덕하고 저한테 입덕하셔도 언제나 환영이에요(웃음). ”

3년간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임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다며 “BJ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방송을 쉰 적이 없어요. 길게 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지만 아직 생각만 하고 있어요. 시청자와의 약속이라는 사명감과 영상 반응이 좋을 때마다 지켜보는 게 뿌듯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방송을 언제까지 해야겠다는 제한을 두고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여건이 되는 한 계속 방송을 하고 싶고 ‘김상혁, 딘딘의 오빠네 라디오’(SBS 러브FM) 고정 출연도 3개월 정도 했는데, 라디오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기회가 온다면 TV 출연도 하고 싶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욕심내지 않고 지금처럼 방송에 집중하는 임다가 될게요”라고 밝혔다.

글.사진 | 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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