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_허성태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저력을 키워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평정한 두 배우 이정은과 허성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뜨겁다.

어떤 일이든 늦은 나이에 도전하는 건 시도만으로도 박수를 받곤 한다. 일찍 부딪히는 것보다 실패 가능성이나 불안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그 어떤 직업보다 10대부터 연기, 노래 등 전 과정을 준비하고 데뷔하는 경우가 많은 연예계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정은과 허성태는 늦은 출발점에서 묵묵히 버텨온 끝에 빛을 내고 있다.

JTBC ‘눈이 부시게’부터 OCN ‘타인은 지옥이다’, KBS2 ‘동백꽃 필 무렵’, 영화 ‘기생충’까지. 이정은은 올해 그 어떤 배우보다 다양하면서도 극과 극의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전혀 다른 결의 인물들로 탄생시켰다. 살인을 일삼는 섬뜩한 고시원 주인부터 가슴 찡한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까지. 어떤 캐릭터든 이정은이 연기하면 이정은 표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활력을 더한다. 게다가 최근 이정은이 출연한 작품들은 대부분 성적까지 좋아 흥행 배우로도 거듭나면서, 이정은을 향한 호평은 더욱 힘을 싣게 됐다. 이정은은 지난 21일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기생충’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도약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전성기를 걷고 있지만 긴 무명생활을 딛고 일군 결과라, 이정은의 모든 행보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1991년 연극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얼굴을 비춘 건 2013년으로 불과 6년 전이었다. 이정은은 영화 ‘변호인’(2013), ‘카트’(2014)‘, tvN ’고교 처세왕‘(2014)’, SBS ‘리멤버 - 아들의 전쟁’(2015) 등에 출연하며 점점 눈도장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 단역이나 조연이었지만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와 흡인력 높이는 열연이 빛나 적은 분량에도 저력을 드러내며 현재의 값진 성과까지 내게 됐다.

최근 ‘겨울왕국2’ 신드롬 속에서도 흥행 중인 두 한국 영화 ‘신의 한수 : 귀수 편’, ‘블랙 머니’ 모두에 출연하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허성태 역시 늦은 나이에 데뷔해 꽃을 피운 대표적인 배우다. 허성태는 35세였던 2011년 배우 선발 서바이벌 프로그램 SBS ‘기적의 오디션’ 참가를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배우라는 직업에 뒤늦게나마 도전한 것.

허성태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시작으로 ‘상의원’(2014),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2017), tvN ‘크로스’(2018)’ 등에서 단역을 마다않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다 ‘밀정’(2016)’, ‘범죄도시(2017)’, ‘꾼(2017)’을 만나 개성있는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 점점 명품 조연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허성태 역시 최근작들의 흥행 성적도 좋아 남다른 선구안으로 입지를 다지는데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로 첫 주연을 맡는 성과도 냈고 현재는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서 허세 가득한 조폭 장칠성으로 분해 허당 캐릭터로 반전 매력까지 선보이며 연기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이처럼 두 배우는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았던 긴 무명을 뚝심으로 이겨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탄탄한 연기력에 인생 성공 스토리까지 갖췄으니 대중에게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남들보다 시작이 느리다고 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 또한 없다는 메시지를 몸소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남들보다 늦게 배우의 길을 걸었지만 꾸준히 도전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돋보이는 배우들이다. 모두 대중의 관심을 늦게 받았지만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더욱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흥행력에 연기력도 갖췄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들이다”라고 말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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