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류중일 감독, 총력전입니다!
LG 류중일 감독이 2019년 10월 1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KBO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공식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꼭 써달라. KBO는 대체 뭐하는 건가?”

LG 류중일 감독이 신인 선수들의 늦은 합류에 거침없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무리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이미 진로가 결정된 만큼 1월에나 훈련에 합류시키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게 류 감독의 입장이다.

류 감독은 지난주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 막바지에 “기대되는 신인들이 많은데 볼 수가 없다. 규정상 1월이나 돼야 구단 시설에서 훈련할 수 있다. 야구선수에게 겨울이 얼마나 중요한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인들도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2017년 신인왕 키움 이정후 또한 2016년 마무리캠프를 소화했고 2017년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한 후 프로에 데뷔했다. 그러나 2018년 신인부터는 철저히 지명 이듬해부터 소속 구단에 합류하고 있다.

2016년말 정유라 사태로 인해 운동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이 화두가 됐고 이는 KBO리그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정금조 KBO(한국야구위원회) 운영본부장은 “당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학습권 보장을 위해 신인 선수들의 조기 합류를 금지시키기로 했다. 정유라 사태의 여파도 있었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나 문체부 측에서 전국체전시 프로 지명된 선수들의 미출전이 많다는 것도 문제가 됐다. 프로에 지명은 받았지만 아직 학생선수인데 프로 구단들이 너무 빨리 제어하는 게 아니나는 불만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류 감독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선수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하면서 프로에 왔겠나. 그런데 막상 지명됐는데 몇 개월을 허무하게 소비한다”며 “예전처럼 마무리캠프 참가까지는 힘들어도 12월에라도 신인들만 구단에 합류해 몸상태 체크하고 기본적인 컨디셔닝만 해도 시작점이 달라진다. 2월부터 스프링캠프를 하는데 지금처럼 1월부터 신인들 훈련을 허용하면 캠프에 넣는 것도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류 감독은 이전부터 기존 프로선수들에게도 겨울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만수 전 감독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오프시즌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 그대로 선수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한 시즌 잘 했다고 가만히 있으면 절대 다음 시즌도 잘 할 수 없다. 겨울을 잘 보내야 최소 유지라도 한다”며 “특히 신인들의 경우 겨울부터 프로에 맞는 훈련법과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구단도 빨리 신인을 파악해야 맞춤형 계획을 세울 수 있다. KBO가 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류 감독 뿐만은 아니다. 대다수 지도자들이 2년 전 신인선수들의 합류 시점에 늦춰진 것에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특히 트레이닝 코치들이 우려가 많았다. 당시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는 “신인 투수가 100명이면 100명 모두 몸에 이상이 있다. 어깨나 팔꿈치, 허리 등에 문제가 없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고등학생을 마무리캠프에 데려가는 것은 나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프로 입단이 결정된 선수들은 방과 후 구단 시설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장 제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 운영본부장은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계 스포츠의 경우 야구 뿐이 아닌 다른 종목들도 이를 철저히 지킨다. 우리만 따로 빠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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