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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대표 전통주 백세주. 제공| 국순당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백세주’로 유명한 국내 전통주 1위 기업 국순당이 4년 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데 이어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순당 주가는 278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국순당은 올해 초 4사업연도 영업손실 지속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관리종목이란 최소한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하는 상장법인을 뜻한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반복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이후 1년 더 영업손실이 이어지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이 돼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생긴다.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3심 체제로 구성된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1심이 진행되고, 이후 코스닥심사위원회의 2심을 거쳐 상폐여부가 결정된다. 이후 기업이 이의제기를 하면 최종심인 3심이 열린다. 심사에 따라 최대 2년의 개선 기간이 부여될 수 있다.

국순당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연 환산 추정치까지 연평균 8% 감소하고 있다. 국순당은 올해 3분기에도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1억원에 달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에서 피하려면 4분기에만 41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국순당은 올해까지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순당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국내 전통주 시장을 개척하고 ‘백세주 신화’를 일궈낸 기업이다. 고(故)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는 1991년 찹쌀로 만든 발효술인 ‘백세주’를 개발해 맥주와 소주로 양분된 시장에 전통주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백세주는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순당의 실적을 견인했다. 2003년 백세주 단일 품목의 매출만 1300억원까지 치솟았다.

주류시장의 흐름이 도수가 낮은 술로 바뀌면서 백세주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국순당의 백세주 매출은 끊임없이 하락해 지난해 123억원을 기록했다.

국순당은 영업이익 적자에도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실현하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을 1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90억원 가치의 투자부동산도 보유하고 있어 실질심사에서 유예기간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실질 심사를 받는 기업이라고 해서 꼭 영업이익만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적개선을 위한 기업의 의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 측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해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지난해 공장 통폐합, 신제품 개발 등 자구책 마련으로 영업손실 폭을 감소시키고 있다”면서 “베트남 수출규모가 2015년 대비 지난해 55% 늘어나는 등의 가시적 성과가 있는만큼 실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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