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야구대표팀, 프리미어 12...아쉬운 준우승...
야구대표팀의 선수단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은메달을 수상하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프리미어12’가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예선라운드 전승으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한국야구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패하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다른 나라들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력 평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 답보 상태에 놓인 한국 야구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과 일본에게 패했다. 특히 대만전은 투타에서 모두 밀린 ‘완패‘였다. 김경문 감독도 “전력이 향상된 대만 야구를 인정해야 한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호성적을 내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자국 리그는 승부 조작 여파로 축소된 뒤 예전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유망주 선수들을 대거 미국 마이너리그로 유학을 보내 선진 야구 습득에 열을 올렸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그간 국제대회에서 공한증을 안긴 한국을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전력을 뽐내며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더 이상 대만을 한국보다 아래로 여기는 건 무리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의 전력도 한국보다 뛰어났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여러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전력 구성에 차질을 빚었고, 슈퍼라운드에서 미국에 패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한일전에서는 특유의 끈질긴 플레이로 한국의 에이스 투수를 무너뜨렸다. 결승전에 등판한 필승조는 한국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철저하게 이기기 위한 전술을 들고 나온 일본은 자신들의 계획대로 한국을 옭아맸다. 조직력이 극대화된 일본의 플레이에 한국은 경기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국가의 전력도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팀으로 군림한 멕시코가 대표적이다. 안정된 투타 밸런스를 갖춘 멕시코는 예선라운드부터 슈퍼라운드까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 했다. 일본, 한국에 연이어 덜미를 잡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지만, 3~4위 결정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미국을 꺾고 도쿄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점차적으로 기량이 향상중인 멕시코는 올림픽에서도 한국에 큰 위협이 될 존재가 됐다.

야구의 전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유독 한국만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느낌이다. 물론 잠재력을 뽐낸 젊은 선수들의 등장이 향후 한국야구의 전망을 밝힌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예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균형잡힌 신구조화 속에서 성적과 세대교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 곳이다. 이제 남은 9개월 동안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프리미어12를 통해 드러난 선수 기용과 전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력분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수들을 한 데 묶어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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